창발행동
널리 받아들여지는 식물학 이론에 의하면, 식물의 뿌리가 새떼와 동일한 원리에 따라 행동한다고 한다. 그 이론에 따르면 개별 근단들은 주변의 근단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모든 근단들이 이 원칙을 지킨다면, 수많은 뿌리들은 고차원적인 자유의지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서로 뒤엉키는 일없이 땅 속을 탐험할 수 있다.
식물은 중앙통제기능을 수행하는 하나의 인지기관(뇌) 대신 일종의 분산지능을 진화시켰다. 분산지능은 무리 지어 사는 생물들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여러 마리의 생물들이 모여 무리를 형성하면, 개별 생물들에게 존재하지 않던 창발행동이 나타난다. 과학자들은 최근 생물의 창발행동을 체계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여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다.
심지어 인간의 경우에도 집단을 형성하면 창발행동의 역학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처음에는 중구난방으로 박수를 치던 관객들이 몇 초 후부터 저마 박자를 맞춰나가다가, 종국에는 행동을 통일한다고 한다.
창발행동은 식물과 동물 모두에게 나타나지만, 식물과 동물의 창발행동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하나 있다. 즉, 동물의 경우 수많은 곤충, 새 포유동물, 사람들이 모여 무리를 형성하지만 식물의 경우에는 창발행동의 역동성이 하나의 개체 내부, 특히 뿌리에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식물은 하나하나가 모두 군집이라고 할 수 있다.
『매혹하는 식물의 뇌』 스테파노 만쿠소 알레산드라 비올라 행성B이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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