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충식물의 진화
식충식물은 저마다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다. 각기 그 자신의 삶과 생존경쟁에서 우월하게끔 진화하고 그에 의해 형성된 알맞은 형태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자리를 잡기 위해 자연 속에서 투쟁한다. 대부분의 식충식물이 사는 곳은 물이 고여 있거나 축축한 늪이나 습지 근처이다. 늪이나 습지의 토양은 일반 토양에 비해 산소가 부족해 공기의 유통이 잘 되지 않는다. 또한 많은 한해살이풀이 자라고 있어 이들의 해묵은 사체가 늪 바닥에 겹겹이 쌓여 있다. 그러나 유입되는 유기물의 양은 많지만 유기물을 분해시키는 호기성 미생물, 즉 산소 호흡을 하는 미생물들의 활동은 저조하여 유기물질들이 잘 썩지 않는다. 유기물의 분해는 식물의 필수 영양물질인 질소의 공급원이라는 점에서 볼 때, 늪지의 토양은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질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곳이 된다. 이러한 곳에 사는 식물은 만성적인 질소 부족으로 고통받기 일쑤이다. 뭔가 획기적인 방법을 찾지 않으면 생존에 위협이 되는 것이다. 결국 식충식물은 과감히 식성을 바꾸기로 작정을 했다. 마치 사람이 단백질 섭취를 위해 고기를 직접 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질소를 취하기 위해 곤충을 직접 잡아먹는 실로 놀라운 방식을 취하게 된 것이다.
식충식물은 모두가 자신의 처지를 극복하며 굉장히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식물 군단임에 틀림없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도 전 세계적으로 11과 21속 563종에 이른다. 각각은 여러 가지 형태로 곤충을 잡는 덫을 발달시켰다. 이런 식충식물은 우리나라에도 2과 4속 16종이 살고 있다.
[식충식물의 세계] 전의식, 김정환 / 도서출판 도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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