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의 다양한 싹틔우기 1
붉나무는 벌채되거나 산불이 난 자리에 잘 나타난다.
특히 산불이 난 자리에서는 붉나무의 싹들이 일제히 나와 마치 붉나무 밭이 아닌가 할 정도로 무성해질 때도 있다.
여기에서 붉나무를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붉나무 씨앗의 성질 때문이다.
붉나무의 씨앗은 물이 스며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딱딱한 껍질에 싸여 있다.
물에 씨앗을 오래 담가 두어도 씨앗은 물을 빨아들이지 않고 싹트지 않는다.
그러나 씨껍질이 짧은 시간이라도 높은 온도에 노출되면 마치 꼭 닫힌 마개가 열리는 것처럼 물을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일단 물을 충분히 빨아들인 씨앗은 쉽게 싹이 튼다.
붉나무의 씨앗이 고온에 노출되는 것은 산불이 났을 때, 또는 벌거숭이 땅에 강한 햇빛이 내리쬐는 때다.
숲 속에서는 한여름 땡볕이라도 붉나무 씨앗의 잠을 깨워 물을 빨아들이게 할 정도로 지표면의 온도가 높아지지 않는다.
붉나무 씨앗은 높은 온도에 노출되어야만 비로소 물을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원한 숲 속 그늘에서는 싹이 나지 않는다.
또, 산불이 난 뒤나 벌채해서 햇빛을 가리는 것이 없을 때에만 싹이 나오는 것이다.
[씨앗은 어디에서 왔을까?] 와시타니 이즈미 외. 진선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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