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류
양치류
우리 주변에서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고사리는 양치류의 식물이다. 양치류는 고생대 석탄기부터 현재까지 긴 역사를 자랑하는 식물로, 석탄기는 '양치류의 시대'라고 불릴 정도로 저지대에서 양치류가 번성하였다. 양치류는 석송류, 속새류와 함께 석탄을 형성한 식물이다. 지금도 전세계적으로 약 1만 1천 종이 있어 꽃피는 속씨식물 다음으로 많은 종이 번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270여 종이 있지만 양치류의 75%는 열대에 서식한다. 열대의 양치류는 온대의 양치류와는 달리 다양한 형태로 나무줄기에 붙어 사는 것들이 많다.
홀씨식물인 양치류가 이렇게 성공한 이유는 주로 번식방법에 있다. 작은 잎 하나의 뒷면을 보더라도 홀씨주머니가 무수히 많고 각 홀씨주머니 안에는 또 많은 홀씨가 들어 있으니 고사리 한 개체가 만드는 홀씨의 수는 엄청나게 많을 수 밖에 없다. 양치류는 땅속 줄기로 기어 가다가 뿌리를 내리거나 또는 몸의 조각이 떨어져 무성적으로도 새로운 개체를 형성할 수 있다.
이같은 번식 방법 외에도 얇고 넓은 잎으로 다른 식물이 잘 살 수 없는 어두운 곳에서 광합성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양치류가 서식지를 늘리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유성번식을 하는 경우 잎 뒷면의 포자낭에서 만들어진 홀씨가 떨어져 싹터 전엽체라 불리는 녹색의 작은 하트 모양 배우체를 만든다. 유성번식을 하는 경우 대부분의 양치류는 한 종류의 홀씨를 생산하여 한 배우체에 장난기, 장정기가 모두 생기지만 생이가래, 물개구리밥 같이 물 속에서 사는 수생 양치류의 경우에는 수컷 배우체와 암컷 배우체가 따로 생긴다. 장정기에서 만들어진 정자는 많은 편모가 달려 있고 나선처럼 꼬인 형태인데, 이 정자가 난자로 헤엄쳐 가서 수정이 일어난다. 접합자는 장난기에서 양분을 받아 계속 발생하여 어린 포자체가 되고, 어린 포자체가 광합성을 시작하면 영양적으로 독립한다.
석송, 속새 그리고 대부분의 양치류는 한 종류의 홀씨를 만들기 때문에 한 배우체에 장난기와 장정기가 같이 생긴다. 그러나 암 수 한 몸인 배우체라 할지라도 한 몸에서 만들어진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자가수정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한 배우체에서 만들어지는 정자와 난자가 성숙시기가 달라 서로 만나지 못하거나, 동시에 성숙한다고 해도 면역적으로 수정이 거부되기 때문에 자가수정이 방지된다.
어떤 양치류는 장난기가 일찍 성숙한 전엽체에서 호르몬을 분비하여 근처에 있는 다른 전엽체가 정자를 생산하는 장정기를 형성하도록 유도한다. 비교적 하등하다고 생각되는 양치류도 이렇게 적극적으로 타가수정을 위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
[꽃의 제국] 강혜순 / 다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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