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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를 안아보다
작성자 : 관리자(admin) 0
2024-02-09 11:2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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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숲길
온기를 안아보다
점심을 먹고 나와 가까운 숲길을 걷고 있어요. 주위에선 새소리가 또랑하게 들려와요.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은 숲길이라 길을 찾지 못하겠어요.
그때 우뚝한 굴참나무 한 그루 눈앞에 나타났어요. 습관처럼 말랑말랑한 수피를 손가락으로 꾹 눌러보아요.
나무 중에서도 차갑지 않고 푸근한 촉감이 늘 마음을 끌어요.
오늘은 나무를 살포시 안아 보고 싶어졌어요. 두꺼운 코르크의 가볍고 부드러운 촉감이 온기처럼 느껴져요.
부드러운 것이 딱딱함을 포용하는 참나무 나목(裸木)이예요. 우둘두둘 굴곡진 둥치엔 가녀린 마삭줄이 껌딱지처럼 붙어 있어요.
무심코 등을 내어준 덕분이겠지요. 이 굴참나무가 거울처럼 나를 비추네요.
“살아오며 나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편안한 사람이었던가?”“등을 내어준 적이 있던가?”
스스로 반문해 보니 부끄러운 마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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