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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새를 좇다
작성자 : 관리자(admin) 0
2024-01-31 05: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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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숲길
노란 새를 좇다
작은 저수지가 있는 골짜기를 걷고 있을 때입니다. 허공을 가르며 한 무리의 작은 새들이 나타났어요. 아래에 있는 산오리나무를 향해 방향을 트는 순간 노란 별빛들이 반짝하고 빛을 냅니다. 날개를 편 검은머리방울새의 노란 깃털이 햇살에 비치는 모습이예요. 숲길을 걷다 보면 이처럼 우연한 찰나를 마주치곤 하지요. 낯설고 희귀한 것은 늘 새로움을 줍니다. 이런 것이 또 여행자의 즐거움이겠지요.
산오리나무에 앉은 귀여운 새들이 뭔가를 쪼아먹고 있네요. 궁금증이 일어 가만가만 지켜보았어요. 날카로운 발가락으로 벌어진 방울 열매를 움켜쥐고 씨앗을 빼 먹는 것 같네요.
저 방울 열매 속에 씨앗이 얼마나 남아 있을까? 열매를 몇 개 따서 가지고 내려왔어요. 바닥에 종이를 깔고 톡톡 치니 납작한 씨앗이 제법 삐져나오네요. 저 노란 새들은 이 먹이를 먹고 있었던 거네요. 배고픈 겨울철, 과육의 열매는 이미 사라지고 없어요. 이때 알곡의 씨는 좋은 먹이가 되겠지요? 씨앗은 한 나무를 잉태한 생명의 정수이니 얼마나 큰 고농축 에너지를 지니고 있을까요. 고 작은 것이 상상하기도 어려운 생명력을 갖고 있는 것이지요.
산오리나무의 방울 열매는 굶주린 새들과 공진화하며 지금까지 후손을 잘 이어오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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