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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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움츠림
오늘 숲길
강력한 움츠림
느티나무 겨울눈을 눈여겨본 적이 있을까요? 삼각형의 짙은 색깔이 꼬꼬마 초콜릿을 올려놓은 것 같아요. 이 작은 겨울눈 안에는 잎과 꽃이 함께 들어있어요. 생강나무처럼 잎눈과 꽃눈이 따로 만들어지는 나무도 있거든요. 그래서 겨울눈 형태도 다르고 역할도 달라요.
나무의 겨울눈은 생식과 생장을 위한 첨단(尖端)의 희망입니다. 다음 해의 성장(꽃과 햇가지)을 준비하는 강력한 움츠림이지요. 그러니 매서운 동장군으로부터 겨울눈을 보호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겠네요.
나무는 여름부터 이미 정교한 겨울눈을 만들기 시작해요. 겉에는 물이 들지 않도록 수지를 발라 방수작업을 하고요. 때죽나무처럼 솜털 이불을 덮기도 해요. 매서운 추위를 견뎌 조직이 얼지 않게 하는 것이지요.
겨울눈이 작다고 하찮게 볼 일은 절대 아니예요. 그 속에는 햇잎이나 꽃차례가 이미 겹겹이 포개어져 있거든요. 얼마나 밀도 있게 농축해서 가방 정리를 해놨는지 그저 놀라워요. 겨울눈은 비좁지만 안전한 가방 속에서 희망의 봄을 기다리고 있어요.
겨울눈이 터져 나오면 우리 마음도 덩달아 부풀어 올라요. 밝고 화사한 연두의 물감이 하루가 다르게 세상으로 번져나가요.
신록을 바라보고[看] 나를 들여다보는[觀] 봄이예요. 작은 것 속엔 큰 것이 들어있고 큰 것은 작은 것으로 되돌아가요. 새로운 열매를 맺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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