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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솔밭에 서다
마음의 솔밭에 서다
솔바람 소리를 들으며 솔밭에 섰다. 무심결에 솔방울 하나 주워들고 뒤태를 들여다본다. 회오리의 맨 가운데가 생장의 출발점이다. 이 솔방울의 생장에는 뭔가가 숨어있다. 이전의 1.6배로 나아가는 정교한 규칙, 피보나치 수열이라 한다. 하나에 하나를 더해 둘이 되고 다시 앞의 하나에 둘을 더하니 셋이 되고 또 앞의 둘에 셋을 더하니 다섯, 여덟, 열셋,,, 이것이 자연의 생성 원리요, 만물의 법칙이다. 무한 반복하면서 끊임없이 나아가는 프랙탈 구조이기도 하다.
우주 만물은 온통 돌고 돌고 도는 원운동을 한다. 나선은 진화하며 나아가는 방향성이다. 우리 가까이 해바라기 열매, 고둥의 겉껍질, 태풍의 눈, 저 멀리 시각의 지평을 넘어 은하를 보라.
회오리를 일으키며 나아가는 진화의 원리. 우리도 어떤 일을 할 때 능력의 1.6배만큼 목표를 잡으면 무리가 없겠다. 그런 의미로 솔방울 하나 책상 앞에 놓아두었다. 성급하거나 무리한 욕심이 생길 때 고개 숙여 바라보려고. 황금비율 1 : 1.6, 보기에도 아름답구나!
솔바람 소리에는 독특한 음파가 있다. 옛사람들은 솔바람 소리를 송뢰(松籟)·송운(松韻)·송도(松濤) 등으로 격조 있게 표현했다. 솔바람 소리가 마음의 때를 씻어준다는 걸 알고 높여서 불렀던 거지. 아이를 잉태한 여인들도 솔밭에 들어 솔바람 태교를 했다지 않은가. 소나무가 정화의 기운이 있다는 걸 동물도 알고 있다. 참매는 깊은 산 중턱 소나무에 둥지를 틀곤 한다. 새끼를 키울 때 육식을 하는 참매 둥지에 파리들이 꼬인다. 이때 어미는 솔가지를 꺾어다 둥지 밑에 깔아둔다. 또 물고기는 소나무 뿌리의 송진에 상처 부위를 문지른다고 한다. 이쯤 되면 살아 있는 생명은 소나무의 정화작용을 잘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세상은 갈수록 험악하고 혼탁해지는 것 같다. 솔밭에 나가 새소리 바람 소리 들으며 한나절 쉬어보면 어떨까? 마음 한 자락 비워진 곳에 맑고 새로운 기운이 들어찬다.
*이 글은 이코노뉴스 숲길칼럼에 실린 내용입니다.
마음을 두드리는 솔바람 소리, 갈라져 뛰쳐나간 상그런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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