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추동물과 공생 박테리아
여러 개의 복잡한 위를 가진 포유류 반추동물(소, 양, 염소, 사슴 등)의 창자 속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는 동물들이 할 수 없는 일 즉, 셀룰로오스를 소화시키는 일을 할 수 있다. 녹말과 셀룰로오스는 긴 실 모양의 포도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셀룰로오스 안에 있는 포도당은 녹말 속에 있는 포도당과는 다른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다. 일반 동물에게는 이러한 에너지가 풍부한 포도당을 각각 분리시켜서 분해할 수 있는 효소가 부족하다.
얼룩말과 코뿔소는 가능하면 많이 먹고 또 끊임없이 먹는다. 최대한 영양분이 많은 식물의 연한 부분을 뜯어 먹고 그 음식을 아주 빠르게 소화시켜 위장을 비우고는 또 먹는다. 이와는 반대로 아프리카 들소와 사슴은 아주 맛도 형편없고 영양분도 적은 풀을 뜯어 먹는다. 하지만 뜯어 먹은 그것을 그들의 복잡한 소화기관에 아주 오랫동안 저장한다. 자신들의 위장 속에 살고 있는 공생 박테리아들이 이들을 소화시킬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부여하기 위해서다. 그러므로 소들이 그들의 되새김할 음식물을 꺼내어 다시 씹는 것은 그들이 일찍이 먹은 음식물의 일부를 보다 장기간이 걸리는 소화과정의 한 부분으로써 재처리하는 것이다. 이들 되새김 동물의 매우 복잡한 소화기관과 그들의 공생 박테리아야말로 환경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이렇게 적응함으로써 오늘날 아주 훌륭하게 진화한 뛰어난 초식동물이 되었다.
한편, 이러한 복잡한 소화기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그에 따라서 보다 고품질의 목초를 필요로 하는 말은 전쟁과 경마장에서 우선적으로 사용되어왔으며 그 소화기관도 원래의 모양 그대로 남아 있다.
[꽃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을까?] 윌리엄 C. 버거 지음, 채수문 옮김, 바이북스.
로그인하시면 댓글 작성 가능합니다. 로그인
Guest (행간격 조절: Enter, Shift + 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