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상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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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상림의 식물
작성자 : 관리자(admin)   0         2021-05-01 11:30:46     91

 

함양상림의 숲은 자생지와 닮아있다. 3만 4천여 평의 숲속에는 102종의 나무와 87종의 풀꽃이 자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숲속에서 살고있는 자생종과 심은 식물을 따로 구분하여 헤아려 보았다. 직접 사진을 찍고 확인한 자료이다. 2020년 3월까지의 결과는 숲속의 풀꽃 74종, 심은 풀꽃 13종, 숲속의 나무 77종, 심은 나무 25종이다. 자세한 식물목록은 부록에 올려놓았다. 김동욱 등이 2012년 발표한 논문에는 Lim(1993)은 118종, Yun et al.(1998)은 116종의 식물이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 이것은 모두 수목 위주의 조사로 함양상림의 초본류를 조사한 자료는 아직 없다.

함양상림은 숲 아래에 작은 나무와 풀꽃이 어울려 자라는 복층구조를 이루고 있다. 토양을 기름지게 하고 숲에 더욱 많은 생명을 불러 모은다. 함양읍이라는 도심과 문명에 고립된 부분이 있긴 하지만,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숲과 주변에는 다양한 종류의 새와 곤충, 동물이 어우러져 살아간다. 그 속에는 온갖 자연의 소리와 생명의 꿈틀거림과 먹이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은 넓은 숲의 면적과 생물 다양성 때문에 가능하다. 마을숲에 이렇게 생물 다양성이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의 마을숲은 아래가 텅 빈 단층림으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함양상림의 생물 다양성은 커다란 가치를 지닌다.

함양상림의 숲을 받치고 있는 큰 나무들의 수령은 대략 200년 정도 이다. 제일 많은 나무는 참나무류와 개서어나무 등이다. 이들 나무는 사납게 흐르던 계곡물이 넓은 평지로 퍼지면서 생겨난 언덕이나 제방에서 주로 살아가는 나무라 한다. 특히 개서어나무는 함양상림과 위천의 관계를 연구하는 데도 의미 있는 나무라 할만하다. 숲에는 나도밤나무와 감태나무도 큰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들 나무도 숲을 특징짓는 주요한 나무로 볼 수 있다. 이 두 종류의 나무는 숲의 가운데에서 남쪽으로 치우쳐 자라고 있다.

함양상림에서 눈여겨 볼만한 식물은 꿩의바람꽃, 가는장구채, 개도둑놈의갈고리, 긴사상자, 짚신나물, 연복초, 털이슬, 나도물통이, 하늘말나리, 춘란, 길마가지나무, 개서어나무, 이팝나무 등이다. 이 식물들은 지리산 주변에서도 그리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개서어나무는 흔하지만 이렇게 큰 고목이 집단으로 모여있는 경우는 드물다. 나도물통이는 대죽교에서 죽장마을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넓게 퍼져 있다. 꽃무릇을 심어놓은 사이에서 힘겹게 살고 있다. 이곳의 나도물통이 군락은 꽃무릇을 심기 전에 큰 세력을 이루고 있었을 것이다. 꿩의바람꽃은 동쪽 산책로가 손바닥연못 있는 근처와 북쪽으로 100m쯤 위쪽에서 자라고 있다. 손바닥연못 근처에는 꽃무릇 사이에서 힘겹게 살고 있는데 사람들의 발길에 밟히고 뭉개지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이다. 이곳에 오래된 산뽕나무가 덤불로 우거져 있었다. 이 나무를 베면서 공중습도와 그늘이 사라지는 바람에 수분 증발이 심해서 꿩의바람꽃은 더욱 수난을 당하고 있다. 10여 평에 불과한 이곳에는 그래도 한 무더기가 크게 뭉쳐서 나타나고 있지만, 위쪽에는 200~300여 평 정도 규모인데 몇 개체씩 흩어져 있다. 전체적인 개체 수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예전에는 숲속에 꿩의바람꽃이 많았다고 하니 앞으로 이곳의 개체들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연복초는 동쪽 숲에 치우쳐서 많이 나타나고 있지만, 털이슬과 짚신나물은 몇 개체 살고 있지 않다. 긴사상자는 함양이은리석불 동쪽에 아주 작은 군락으로 남아있다. 개도둑놈의갈고리는 상림운동장과 서쪽 산책로 사이 숲에 몇 개체만 보인다. 하늘말나리도 중앙숲길이 대죽교를 관통하는 도로와 만나는 곳의 숲에서 꽃이 핀 몇 송이를 보았다. 춘란은 숲 북쪽에서 드물게 보인다. 길마가지나무는 동쪽 산책로를 따라 손바닥연못 위쪽으로 드문드문 나타난다. 함양상림에서는 귀한 나무로 봄에 제일 먼저 꽃이 피는 나무이다. 어린나무를 빼고 7~8그루 정도 확인하였다. 이팝나무는 군락으로 자생하는 숲을 발견하기 쉽지 않은 나무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생태환경의 훼손 정도는 도심과 가까이 있는 숲의 남쪽이 북쪽보다 훨씬 심하다. 그 이유는 상림운동장과 한때 숲속에 들어왔던 민가의 영향이 클 것이다. 숲의 남쪽은 함양읍 도심과 맞붙어 있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는 자연 생태환경이 파괴되기 마련이다. 상림운동장에서의 다양한 체육활동과 행사는 숲의 커다란 위협요소가 되었다. 이곳에서는 까마귀밥나무의 군락이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숲의 중간인 손바닥연못 곁에 큰 무리를 이루고 있고, 상림우물 위쪽에도 몇 개체씩 모여있는 것이 보인다. 인간의 활동과 관련이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손바닥연못 곁에는 심은 것으로 보이는 백당나무도 자라고 있다.

숲 아래에 꽃무릇을 심기 전에는 숲속 개울을 중심으로 상림 곳곳에 조릿대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꽃무릇을 심으면서 조릿대는 제거되었지만, 아직도 숲 곳곳에 그 흔적이 남아있다. 조릿대는 하천이 범람했을 때 병곡이나 백전면의 산자락에서 떠내려와 정착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식물은 버드나무 종류, 느릅나무, 원추리류, 맥문동류 등이 있다. 실제 숲 안에는 물길이 흘렀던 골의 언덕을 따라 원추리와 개맥문동이 작은 군락을 이루어 자라는 곳이 여러 곳 있다. 또 숲에는 외부에서 들어온 외래식물도 많이 보인다. 꽃무릇 등 야생화를 심으면서 따라 들어온 식물도 많을 것이다. 2019년에는 갈퀴덩굴이 숲 아래에 무더기로 나타나 상림 시설사업소에서 이를 걷어내는 작업을 집중적으로 하기도 했다.

숲속의 식물 분포와 그 종류를 조사하여 함양상림의 생태환경을 이해하는 일도 누군가는 해야 할 중요한 일이다.

 
[함양상림] 2020년 3월 원고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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