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상림

함양 상림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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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상림의 역사문화
작성자 : 관리자(admin)   0         2021-05-01 11:27:17     71

 

함양상림(옛 대관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마을숲이다. 최치원이라는 영웅적 인물의 대서사시가 녹아있는 역사적 공간이다. 천년숲을 일군 선생의 공덕이 이야기꽃을 피우며 살아있다. 선생에 얽힌 금호미 전설과 해충 전설은 그 사실을 잘 알려주고 있다. 이 전설은 주민들의 삶에 위안을 주고 숲을 지키는데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함양상림과 최치원은 함양 주민들에게 커다란 상징이 되었다. 함양상림은 포근한 어머니의 품과 같은 곳으로 주민들의 가슴에 애틋한 향수를 지니고 있다.

함양상림은 천년 세월을 이어오는 동안 많은 변천을 거듭했다. 대관림은 대홍수를 맞아 가운데가 끊어져 상림과 하림으로 나누어졌다. 그런 뒤에 하림은 건물과 농경지가 들어서면서 점점 사라져갔고 상림만 남게 되었다. 그리고 숲의 이름은 함양상림으로 굳어져 갔다. 숲에는 오래전부터 새겨볼 만한 두 공간이 있어 왔다. 주민들의 주요 활동 공간이었던 상림운동장과 생명수를 길어 올리던 상림우물이다. 20세기에 들어서는 숲에 많은 문화유적이 들어서게 되었다. 한때 숲속에 터를 잡고 살던 사람들의 흔적이 앙금처럼 남아있다. 고운 최치원 선생을 기리는 사운정과 신도비가 있고, 함양을 빛낸 역사인물들의 흉상을 한곳에 모아 놓은 역사인물공원이 있다. 상림운동장 한켠에는 함양읍성의 남문이었던 함화루가 있다. 이 밖에 문화재로는 함양척화비와 함양이은리석불이 있다. 사운정 앞에는 일제강점기에 만세운동을 했던 열사들을 기리는 항일운동 기념비도 있다. 이 유적과 문화재들 하나하나에는 그 시대를 불러내는 수많은 사연과 이야기들이 소곤대고 있다.

함양상림은 크고 오래된 만큼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하고 있다. 먼저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농경문화를 보여준다. 홍수 때 사납게 흐르는 위천으로부터 고을과 농경지를 보호하는 하천숲으로서 주요한 역할을 해왔다. 전설을 비롯한 주민들의 삶과 이야기, 행사와 놀이 등 역사문화를 갖고 있다. 풍요와 안녕을 바라는 토속신앙적 제의의 공간이 되어왔다. 생활공간이면서 제의의 공간으로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여기 자연에 동화(同火)하는 우리의 일원적 생활철학이 들어있다. 함양상림은 경관숲의 역할도 한다. 숲 바깥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아름답다. 함양상림은 위천을 따라 1.6km 늘어서 있다. 신라 말의 대관림은 4km나 되었다고 한다. 우리 마을숲으로서 방대한 스케일이다. 현대에 와서는 사진·그림·음악 등의 취미활동, 사색, 맨발 걷기 등을 체험하고 즐기는 휴양·치유의 숲이 되고 있다.

마을숲은 가장 한국적인 농경문화의 아름다운 정경이다. 그중에서 함양상림이 으뜸으로 손꼽힌다. 함양상림은 최치원 선생의 공덕, 숲의 생태계와 천년 세월의 보전, 복합공간으로 기능하는 역사문화, 산지 하천에 일군 농경문화가 어우러져 높은 상징성과 가치를 지닌다. 그래서 자연과 역사문화를 아우르는 귀중한 우리의 복합문화유산이다.

[함양상림] 2020년 3월 원고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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