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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라운 비단결의 속삭임
작성자 : 관리자(admin) 0
2024-06-28 09: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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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숲길
보드라운 비단결의 속삭임
6월은 나무에서 피는 꽃이 귀한 철이네요. 실제로 많은 종의 나무는 5월 이전에 꽃을 피우는 거 같거든요. 그러니 여름이나 가을에 꽃을 피우는 나무는 귀하겠지요. 교목으로 자라는 큰 나무는 더더욱 그런 것 같아요.
나무는 여러해살이로 생태적 안정을 이루고 있어요. 스러져 가는 풀과는 다른 계절적 특징이지요. 안정된 것은 풍족한 여유가 있고 체계적이며 느릿느릿해요. 왕실이나 귀족의 행동처럼 시간이 걸리는 거지요. 꽃을 피우고 열매 맺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자귀나무는 봄에 잎을 늦게 피우는 느림보 나무예요. 그런 만큼 꽃도 6월이 되어서야 피어나요. 하지만 여름을 알리는 깃털같이 우아한 신비와 정염의 꽃이예요. 정수리마다 연분홍 깃털의 황홀경이 피어나요. 마치 천상에서 내려온 선녀의 연지솔 같아요.
자귀나무 잎도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주어요. 밤이 되면 양쪽으로 펼쳐진 깃꼴잎이 중앙맥을 따라 합쳐요. 그래서 합환목(合歡木)이란 이름이 생겼어요. 밤에 마주 보기를 즐기니 부부 금실이 좋은 거지요.
이처럼 자귀나무의 생태·문화적 특성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뇌리에 스친 것 같아요. 아마도 시냅스와 직통하는 그 오묘한 상징성 때문일 거예요. 보드레한 비단결의 속삭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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