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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의 고운 눈매
작성자 : 관리자(admin) 0
2024-05-29 03: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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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숲길
누이의 고운 눈매
누이의 고운 눈매
한걸음 저만치 찔레꽃이 한 무리로 달려오네요. 호숫가 한적한 숲길이예요. 얽히고설킨 줄기 위로 하얀 꽃송이들이 둥글게 부풀어 올랐어요. 화려하지 않고 수더분해서 더욱 친숙한 이끌림. 수더분하게 모여있을 때 오히려 모양이 나는 꽃이 바로 찔레예요. 한순간에 느낌이 팍~ 오는 거 있지요. ‘눈매 고운 누이의 꽃’이었다는 사실이 가슴으로 들어오는……
찔레가 우리 정서에 깊이 들어와 있는 이유는 주변에 널려 있어 쉽게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일 거예요. 찔레꽃으로 떡을 만들어 먹고 보드라운 찔레순은 먹기도 했으니까요. 가시가 날카로운 꽃에는 독이 없다고 하지요. 가시는 순하고 약한 것이 자신을 지키는 방식이겠지요.
잠시 잠깐 피어나는 순백의 부드러움, 그 꽃을 향한 그리움도 한몫했을 거예요. 가시로 가득한 생존의 무게를 덮어버리는 한순간의 위로가 될 테니까요. <찔레꽃・백난아> 노래를 찾아서 들어보았어요.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져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인기를 끌었던 국민가요라 하는군요. 머~언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가시처럼 배어 있네요. 춥고 배고팠던 시절 사람들은 찔레꽃에서 누이의 고운 눈매를 보았던 것 같아요. 그 치유의 눈동자를……
*숲길을 걸으며 우리를 이어본다
최재길(야생의 여행자)
jiripul@naver.com
최재길(야생의 여행자)
jirip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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