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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매력이 두 배
오늘숲길
달콤한 매력이 두 배
오늘은 인동덩굴꽃을 살펴보게 되었어요. 인동(忍冬)이란 겨울을 이긴다는 뜻이예요. 사실 꽃의 특성으로 보자면 금은화가 더 어울리는 이름 같아요. 꽃이 하얗게 피었다가 노랗게 지거든요. 이렇게 꽃이 색을 바꾸는 것은 꿀을 따러 오는 곤충들을 위한 배려라고 해요. 지는 꽃은 꽃가루받이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지요. 수술도 시들고 꿀샘도 마르게 되어요. 그래서 노랗게 변한 꽃에는 곤충이 다가가지 않아요. 꽃가루와 꿀을 나누어 주면서도 세심한 배려까지 놓치지 않는 매력이 돋보이지요? 하지만 곤충은 그런 배려를 알아채지 못할 거예요. 그저 먹을 것이 있으니 찾아오는 거지요. 꼭~ 뭐냐면 절대자나 어버이의 무한 사랑 같잖아요.
인동덩굴은 입술을 찢어질 만큼 쫙~ 벌린 통꽃입니다. 긴 꽃 부리관에서 달콤한 꽃향기를 날려 곤충을 부릅니다. 이처럼 좌우대칭의 통꽃은 곤충 중에서도 벌을 부르는데 진화한 형태라고 해요. 꽃가루받이 확률이 매우 높아지거든요.
금은화가 길가에 덩굴로 가득히 피어 있어요. 달콤한 그 꽃을 한참 동안 지켜보아요. 온갖 야생의 벌들이 향기에 이끌려 꿀을 빨고 있어요. 이꽃 저꽃 분주하게 왔다갔다 해요. 지는 꽃은 노랗게 변하면서 수술이 아래로 처져 있어요. 흰 꽃에는 삐죽 나온 암꽃을 향해 수꽃들이 힘차게 모여있어요. 벌들은 거의 이 꽃에 찾아들어요. 멀찍이 마중 나온 암술머리가 동그란 구슬 같네요. 수술보다 앞으로 튀어나와 있는 것은 다른 수꽃가루를 마중 나온 것이겠지요? 우월한 나의 반쪽을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는 와중에 중매쟁이의 수고로움도 덜어주고 있네요. 금은화의 달콤한 매력이 두 배로 올라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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