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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식대로 당당하게 살아요
오늘숲길
내 방식대로 당당하게 살아요
요즘 가까이 있는 연못에 마음을 뺏겼어요. 논병아리 10여 마리가 자리를 틀고 겨울을 나는 조그만 연못이랍니다. 그러니 사실 논병아리에 빠진 것이지요. 논병아리는 솜털이 뽀송뽀송한 오리 종류랍니다. 작고 귀여운 외모는 병아리 빼박이고요. 밝고 또랑하게 구르는 듯한 목소리도 귀여운데, 암튼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그런 물새예요.
하지만 나약한 논병아리는 결코 아니랍니다. 독립심이 무척이나 강해 주로 혼자서 물질을 해요. 물고기를 잡아먹고 살거든요. 물을 벗어나 생활하는 모습은 여태 보지 못했어요. 논병아리는 새이지만 날아다니는 능력보다 물속의 고기를 잡는 능력이 더 뛰어난 것 같아요. 수면 위를 부드럽게 미끄러지다가 5~10초 정도 잠수를 해서 물고기를 물고 올라와요. 남이 잡은 먹이를 뺏어 먹는 일도 없어요. 지켜보면 쉽사리 관찰할 수 있어요.
논병아리의 조상은 얼마나 오랜 세월 물속 사냥연습을 했을까요? 처음에는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까요? 수렵을 통한 생존능력을 DNA에 새기게 된 논병아리는 독특한 신체구조를 갖게 되었어요. 다리는 몸통의 뒷부분에 치우쳐 있고 발가락 사이에는 물갈퀴가 있어요. 오리발과 뒤뚱거리는 몸통의 구조 덕에 물고기보다 빠르게 물속을 달리게 되었지요. 하늘을 나는 것보다 물속에 들어가서 물고기 사냥을 더 잘하도록 진화한 이유랍니다. 남의 일이라면 몰라도, 내 일이라면 이게 그리 쉬운 일이겠어요? 작은 습관 하나 바꾸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힘이 없고 가냘픈 것은 무리를 짓는 것이 생존의 본능인데, 살펴보았듯이 논병아리는 그러지 않아요. 한 연못에 있어도 우르르 몰려다니지 않는다니까요. 나는 나! 너는 너! 남들이 가는 큰길이라고 무턱대고 따라가지 않는 것이지요. 생존을 위한 삶의 선택이 우리의 상식 밖에 있지요? 얼마나 당당하고 자존감 있는 논병아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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