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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미로 속에 틈을 열다
작성자 : 관리자(admin) 0
2025-04-08 06: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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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물통이’라는 풀꽃을 보러 나왔어요. 군락을 이루며 숲의 바닥에 납작 엎드려 사는 풀꽃이에요. 수꽃과 암꽃이 다른 그루에서 피어요. 많은 풀꽃은 암꽃과 수꽃이 한집(꽃차례)에 같이 살거든요. 나무보다 훨씬 귀한 거래요. 그래서 더욱 눈길이 가지 않겠어요.
어느 날 반갑고도 반가운 영상을 발견했어요. 꽃망울이 3mm밖에 되지 않는 나도물통이가 꽃을 피우는 장면인데요. 수꽃차례가 스프링처럼 튕기면서 꽃가루를 날리는 거예요. 5개의 수꽃차례가 시간차를 두고 하나씩 튕겨 나온다 그래요. 바람을 타기 어려운 풀숲에서 스스로 꽃가루를 날리는 나도물통이의 눈먼 구애. “사랑스런 나의 연인 어디에 있나요?”
풀숲에 가만히 쪼그리고 앉았어요. 캄캄한 미로 속에 틈을 여는 생존의 의지. “이 작은 생명은 환경을 탓하지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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