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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공불락의 요람이라니까요
작성자 : 관리자(admin) 0
2025-03-19 12: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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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 멀구슬나무에 까치 부부가 둥지를 틀고 있어요. 입춘 무렵부터 까치들이 움직이는 게 보였어요. 봄을 한참이나 앞서가니, 참 부지런한 새로군요. 까치가 이른 시기에 둥지를 틀 수 있는 것은 탁월한 건축 능력 때문일 거예요.
바깥엔 나뭇가지를 끼워 공처럼 만든 튼튼한 외벽이 있고, 안쪽에는 여느 새들의 둥지처럼 마른 풀과 깃털로 덮인 아늑한 둥지가 있어요. 출입문은 옆으로 나 있어 위에서는 새끼들의 활동이 전혀 보이지 않아요. 난공불락의 요람인 셈이죠.
이런 둥지라면 포식자의 공격뿐 아니라 꽃샘추위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겠지요? 덕분에 신혼 방도 일찍 꾸밀 수 있었던 거네요. 이제 곧 부풀어 오르는 온기에 귀여운 아가들이 태어나겠군요.
힘이 약한 새들은 초록 잎으로 덮인 은신처가 마련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둥지를 틀어요. 그런데 까치는 그럴 필요가 없네요. 그만한 능력과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죠.
까치는 사방이 뻥 뚫린 높은 나무에서 둥지를 다 드러내 놓고 살아요. 난공불락의 요람이니까요. 높은데 자리 잡고 있으니 시야도 넓어요. 그만큼 많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겠지요. 뛰어난 지능과 정보의 콜라보! 까치의 당당한 자신감엔 이유가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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