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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옷 한 벌 지었더라
작성자 : 관리자(admin) 0
2025-04-08 06:2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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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식물은 5억 년 전쯤 바다에서 올라와 울창한 숲을 이루었어요. 그런데 다시 물속으로 들어간 나무가 있어요. 갯버들, 버드나무, 왕버들은 뿌리를 물에 담그고 살 수 있어요. 계곡, 강 언저리나 호수정원에 사는 물의 친구들이지요.
그중에서도 버드나무는 습한 들판에 빈터가 생기면 어김없이 들어와요. 강인한 생명력으로 빈터에 온기를 불어넣는 개척자이니까요. 풍성해진 습지 환경은 독특한 생태그물로 출렁이겠지요.
이러한 사례를 보여주는 습지가 있어요. 사천 완사천 언저리를 뒤덮은 드넓고 아름다운 버들숲이에요. 진양호 만들 때 수몰된 논과 빈터에서 자연 발생한 숲인데요. 온갖 야생동물이 어울려 촘촘한 생태그물을 이루게 되었어요. 간섭하지 않고 내버려 두었더니 오히려 아름다운 옷 한 벌 지었네요.
부풀어 오르는 봄날의 완사천 버들숲을 걸어요. 맑고 초롱한 새소리에 물고기가 튀어 오르고… 간밤엔 너구리도 다녀갔나 보아요. 띄엄띄엄 마을을 잇는 뭉게구름이 연두로 물결치고 있어요. 바라보는 마음도 꼬물꼬물 움직이게 되어요. 부풀어 오르는 봄날의 심상을 어찌 말로 다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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