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포커스
치유포커스 공간입니다.
동이가 정이한테 허를 찔렸다
작성자 : 관리자(admin) 0
2025-03-19 12:28:56
22
노란 생강나무 꽃망울이 부풀어 올랐어요. 이제 곧 이른 봄의 만찬이 열릴 거예요. 곤충들은 콧노래를 부르며 달려오겠지요.
생강나무꽃은 암수가 유별난 봄의 전령이에요. 식물의 세계에선 암수가 한 나무에서 살아가는 암수한몸이 많은데 생강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는 거지요.
메마른 가지에 빵긋한 꽃눈이 부풀어 오르더니 성급한 꽃이 피어나요. 꽃향기가 얼마나 달콤한지 몰라요. 수꽃은 보풀보풀 덩치가 크고요. 암꽃은 아담하고 단순해요.
수꽃이 몸집을 부풀리는 이유는 곤충의 눈에 쉽게 띄기 위함이고, 암꽃이 단순한 이유는 대를 잇기 위한 집중의 힘인 거 같아요. 하나로 뭉치면 큰 힘을 낼 수 있으니까요.
생강나무는 산수유보다 훨~ 덩치가 작고 듬성듬성 꽃을 피워요. 꽃가루받이에 불리한 거지요. 그래서 특별히 준비한 만찬, 보풀보풀 꽃향기와 꿀단지! 춘궁기의 배고픈 곤충이 어찌 달려오지 않겠어요.
생강나무는 이 시기 곤충의 심리를 잘 알고 있는 것 같지요?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이 움직이는 동물을 확실하게 유혹하는 이른 봄의 만찬. 누가 누구의 만찬에 초대받은 것인가요? 이것은 분명 “동(動)이가 정(停)이한테 허를 찔린 것이여!”
로그인하시면 댓글 작성 가능합니다. 로그인
Guest (행간격 조절: Enter, Shift + 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