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포커스
치유포커스 공간입니다.
행복함! 세로토닌과 숲
행복함! 세로토닌과 숲
우리 인체에 호르몬은 다 해봐야 한 스푼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조그만 것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놀랍습니다. 웃게 하고, 울게도 하고, 우울해 하고, 감정이 날뛰는 것이 모두 이 녀석 짓이라고 하니까요. 사춘기도 갱년기도 호르몬 변화의 폭풍 아래 있지 않습니까. “내 마음 나도 몰라” 이렇게 따지고 보면 우리의 마음이란 게, 특히 나의 의지란 게 뭔가 싶기도 합니다.
세로토닌(serotonin)은 인체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엄격하게 호르몬은 아니지만, 행복 바이러스 또는 해피니스 호르몬(happiness hormone)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그만큼 우리의 기분을 행복하고 생기있게 바꾸어 준다는 것이겠죠. 그래서 행복한 세로토닌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현대인들에게 원치 않는 가족처럼 붙어 지내는 스트레스는 자율신경계의 작동으로 나타납니다. 교감신경이 벌떡 일어나 행동의 신호를 전달합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과 아드레날린을 자극해 근육과 필요한 장기, 조직에 에너지를 실어 나릅니다. 그러면 혈압이 높아지면서 혈액 속의 당분 농도는 올라갑니다. 체온과 소화 기능은 떨어집니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체력과 면역력은 당연히 떨어지겠죠. 스트레스 영향으로 나타나는 고혈당과 저체온은 당뇨와 암 등의 원인이 된다고 하니 건강하게 살려면 스트레스는 되도록 피해가야겠습니다.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산림치유에서는 “숲을 찾아보세요” 하고 이야기합니다. 깊은 산이 아니더라도 근처 치유의숲이나 자연휴양림 또는 둘레길이나 마을숲을 찾아 여유를 가져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숲의 긍정적인 효과는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숲이 좋다는 걸 오래전부터 몸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데일 펜델이 이런 글을 남겼군요. 꿈이 우리 무의식의 야생지에서 흘러나오는 치유의 노래이듯, 야생의 동물과 야생의 식물, 야생의 풍경은 노래 부르는 대지의 저 깊은 마음이 만들어내는 치유의 꿈이다.
지구상에는 약 27만 5000종의 식물 종이 제각각 수백에서 수천 가지의 독특한 화학물질을 만들어낸답니다. 피톤치드로 알려진 테르펜도 이 속에 포함될 것입니다. 이렇게 많은 식물은 또 수백만의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결합하여 예측할 수 없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는군요. 그러고 보니 숲은 거대한 화학공장인 셈입니다. 아직 우리 인류는 식물이 내놓는 다양한 화학물질에 대해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러한 화학물질들은 에어로졸 형태로 숲속 공기 중에 떠다니기도 하고요. 비가 오면 토양 속으로 스며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숲에 들어가면 우리 몸속에서 세로토닌이 활성화됩니다. 그 밖에도 식물의 잎이나 줄기 꽃에서 나오는 방향물질, 자연의 소리, 아름다운 경관, 계곡이나 폭포에서 많이 나오는 음이온 등이 세로토닌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햇빛은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여 우울감을 떨쳐내고 활력을 준답니다. 숲속의 햇빛은 강하지 않아서 더욱 좋습니다.
세로토닌은 우리 의식이나 건강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신경전달 물질입니다. 편안함을 느끼며, 생기있는 활동을 돕고, 긍정적으로 감정을 조절한다고 해요. 반대로 세로토닌이 모자라면 우울증, 불안증에 시달리게 된답니다. 유럽 사람들이 햇빛만 나오면 훌러덩 옷을 벗어 던지는 모습이 이해되기도 합니다. 세로토닌은 우리 몸의 소화관 내장조직에서 약 80%가 만들어진다고 하는군요.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세로토닌은 중력과 자기(磁氣) 효과에 따라 우리의 감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답니다. 달과 관련된 이야기인데요, 보름달이 뜨는 밤에 범죄율이 높고, 폭력사건도 많이 일어난다고 해요. 그믐도 비슷하다고 해요. 이 시기에는 생각을 줄이고 논쟁을 피하며 기름진 음식과 과도한 음주도 삼가는 것이 좋다고 해요. 지구상의 생명체는 모두 달의 인력에 따라 생체리듬의 변화를 겪죠. 달의 인력이 크게 작용하는 보름이나 그믐이 되면 우리 몸속에서 세로토닌이 늘어난다고 해요. 그러면 혈관벽을 압박하여 혈압이 올라가고 쉽게 흥분하게 된다는 겁니다. 감정이 풍부하거나 정서적으로 불안한 사람이 더욱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군요. 이때 험상궂은 일에 맞닥뜨리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네요.
세로토닌은 행복을 부르는 호르몬이라 하지만, 그 양이 너무 적어도 문제고 너무 많아도 문제로군요. 감정에 놀아나지 않는 나의 의지! 우리네 삶에서 항상성(恒常性), 적정한 선을 지키는 것이 어렵고도 참 중요합니다.
*이 글은 [주간함양]에 '치유공감'이란 주제로 연재한 글입니다.
로그인하시면 댓글 작성 가능합니다. 로그인
Guest (행간격 조절: Enter, Shift + 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