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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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내어준 적이 있든가
작성자 : 관리자(admin) 0
2025-02-19 12: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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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나와 가까운 숲길을 걸어요. 주위에선 새소리가 초롱하게 들려와요. 건데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아 길을 찾지 못하겠어요. 되돌아 나오는 길 우뚝한 굴참나무 한 그루 눈길을 사로잡아요. 습관처럼 말랑말랑한 수피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보아요. 차갑지 않고 푸근한 촉감이 마음을 끌어요.
오늘은 나무를 살포시 안아보고 싶네요. 두꺼운 코르크의 가볍고 부드러운 촉감이 온기처럼 느껴져요. 외유내강(外柔內剛)! 부드러운 것이 딱딱함을 포용하는 참나무 나목이어요. 우둘두둘 굴곡진 둥치엔 가녀린 마삭줄이 껌딱지처럼 붙어 있네요. 엄마처럼 무심코 등을 내어준 덕분이겠지요.
이 굴참나무가 거울처럼 나를 비추네요. “살아오면서 한 번이라도 등을 내어준 적이 있던가?” 스스로 반문해 보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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