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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붉을 필요는 없어
작성자 : 관리자(admin) 0
2025-02-19 12: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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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의 바닷바람이 푸근하고 상쾌한 날이에요. 가까운 해안도로에 나왔어요. 찰랑찰랑! 말랑한 파도가 갯내음을 풍기며 코앞에 엎드려요. 저 멀리 지리하고 유장한 지리산 능선도 인사를 하네요.
외따로 선 나무엔 누런 열매가 흐드러지게 매달려 있어요. 남해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멀구슬나무에요. 이 열매는 가족의 품을 떠나는 낯선 여행을 준비하고 있네요. 새들은 주로 붉은 열매를 좋아한다는데 이 열매는 어찌 누런색을 하고 있을까요? 멀구슬나무는 열매를 무더기로 맺는 특성이 있어요. 훤히 드러난 곳에 한두 그루씩 자리 잡고 살아요. 그러니 드러내려고 애를 쓰지 않아도 겨울 새들의 눈에 쉽게 드러나겠네요.
씨줄과 날줄의 조건을 찾으면 새로운 생존의 가능성을 열 수 있어요. 멀구슬나무는 붉은 대로로 나가지 않았군요. “그래, 반드시 붉을 필요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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