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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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의 인물 - 황현
매천 황현(1855~1910)
황현은 1855년(철종 6년) 전남 광양에서 태어났다. 조선 세종 때 황희 정승의 후손이며, 인조반정 후 몰락하여 호남으로 낙향한 집안이다. 본관은 장수, 자는 운경(雲卿), 호는 매천(梅泉)이었다. 선생의 선조에는 황희 정승 외에도 임진왜란 때 진주성에서 전사한 황진(黃進) 장군, 병자호란 때 의병장을 지낸 황위(黃暐) 장군 등이 있다. 어릴 때부터 총명하고 학문에 대한 열성이 있었으며, 특히 시와 문장에 능통하여 어른들을 놀라게 하였다. 선생을 가르친 왕석보(王錫輔)는 일찍부터 매천이 장차 큰 학자가 될 것으로 예언하였다. 아버지는 광양 서석촌(西石村)에서 어렵게 살고 있었으나, 어려서부터 천재로 소문난 맏아들 매천이 벼슬길에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이에 따라 1883년(20세) 특설보거과(特設保擧科)에 응시하여 초시(初試)에서 장원으로 뽑혔으나, 시관(試官) 한장석이 매천이 시골사람이라는 이유로 2등으로 내리자 회시(會試) 전시(殿試)를 보지 않고 귀향했다. 그 후 24세 되던 해(1878년) 다시 서울에 올라가 당시 개혁파의 우두머리이자 문인이었던 강위 이건창 김택영 등과 교유하면서 매천의 글이 장안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 중 이건창 김택영과 함께 매천은 한말삼재(韓末三才)라 하여 구한말 시문의 3대가로 뽑혔다. 그 뒤 구례군 만수동(萬壽洞)으로 내려와 학문에만 전념하다가 아버지의 뜻에 따라 1888년(34세)에 성균관 회시에 응시, 다시 장원으로 뽑혀 성균관 생원이 되었다. 그러나 갑신정변 이후 청일의 극심한 간섭과 민씨정권의 무능과 부패에 환멸을 느낀 데다 마침 부모까지 연달아 돌아가시자 관직생활을 완전히 단념하고 1890년에 다시 귀향했다. 이후 구례군 간전면 만수산에 구안실(苟安室)을 짓고, 3천여 권의 서적에 파묻혀 두문불출하며 학문연구와 후진교육에만 전념했다.
황현의 학문과 사상은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유학인 주자학에 바탕을 두었다. 그러나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주자학에 만족하지 못하고, 20세 이후부터는 양명학과 실학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그에 따라 후일 특히 정약용의 학문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면서 실용주의적 사상을 중시하는 그의 견해를 높이 평가하였다. 또한 서양 신학문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1908년 구례 광의면에 호양학교를 비롯한 여러 신학교 설립에 동참함으로써, 시대에 맞는 인재를 육성하고자 하였다. 저서로는 『매천집』 『동비기략』 『매천야록』 『오하기문』 등이 있는데 이중 『매천야록』 『오하기문』은 1894년 갑오개혁, 청일전쟁 등을 겪으면서 조선왕조 쇠망의 원인과 갑오농민전쟁의 원인 배경 실상 등을 분석 수록하였다. 또한 『갑오평비책(甲午平匪策)』 등의 글을 통하여 국가기강을 바로잡고자 하였으며, 1899년(45세)에는 언사소(言事疏)를 지어 조정에 개혁방안을 제시하는 등 구한말의 혼란한 정치를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1905년에는 을사조약이 강제 체결되면서 일제에 의해 조선의 국권이 박탈당하자 당시 중국 회남(淮南)지방에 가 있던 김택영과 국권회복운동을 위해 망명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였다. 그리고 1907년에는 구례 연곡사에서 고광순 의병장이 순절하자 추도시를 지어 애도하며 자신의 무력함을 자책하였다. 그 후 1910년 8월, 한일합병 조약이 체결되자 9월 절명시(絶命詩)를 남기고 결국 자결하였다(56세). 그의 유고시집 『매천집』은 1911년 중국 상해에 가 있었던 친우 창강 김택영에게 보내져 상해에서 출판, 배포되었다. 또 1864년부터 1910년까지 혼란스러웠던 구한말 47년간의 역사적 사건들을 정치 경제 사회 등으로 나누어 편년체로 기록한 『매천야록』은 1955년 국사편찬 위원회 사료총서 제1권으로 발간되어 한국 최근세사 연구에 귀중한 사료가 되고 있다.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1962년 구례 월곡에 매천사(梅泉祠)를 건립하였으며, 1996년 건국훈장 국민장이 추서되었다.
[지리산 이천년]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 보고사
2010년 11월 19일 초판 1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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