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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글쓰기의 주도권을 쥔다는 것
작성자 : 관리자(admin)   0         2026-07-12 03:47:20     10

인공지능 시대, 글쓰기의 주도권을 쥔다는 것

 

7월 12일 《손석희의 12시》 일요일 코너 '사색'에서 언론인 손석희, 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웹툰 작가 이종범, 작가 김겨울이 모여 '인공지능(AI) 시대의 읽기와 쓰기'를 주제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강력한 도구를 맞이한 인간이 어떻게 사유의 존엄을 지키고 글쓰기의 주도권을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이들의 통찰은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인공지능(AI)이 터치 몇 번으로 유려한 문장을 쏟아내는 시대다. 맞춤법 교정은 물론, 원하는 문체와 분량까지 맞춤형으로 대리 수행하는 AI 앞에서 인간의 글쓰기는 위기를 맞은 듯 보인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기술이 정점에 달한 지금, 우리는 글쓰기의 본질이 무엇인지 가장 격렬하게 질문받고 있다.

이제 글쓰기의 패러다임은 ‘잘 쓰는 기술’에서 ‘잘 질문하는 능력’으로 이동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조합해 ‘어떻게(How)’ 쓸지는 알아도, ‘왜(Why) 이 글을 써야 하는가’에 대한 내적 동기를 갖지 못한다. 결국 창작의 출발점인 문제의식과 논리적 구조를 설계하는 것은 오직 인간만의 영역이다. 생각의 깊이가 질문(프롬프트)의 격차를 만들고, 그것이 곧 글의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생각을 통째로 넘겨버리는 ‘사유의 외주화’다. 책 한 권을 몇 줄의 요약본으로 해치우고 AI가 만들어 준 매끄러운 결과물에 안주할 때, 인간의 사유 근육은 퇴화한다. AI가 다듬은 완벽한 글은 언뜻 훌륭해 보이지만, 누구의 색깔도 담기지 않아 지루함을 준다. 우리가 여전히 인간의 글에 감동하는 이유는 문장의 화려함 때문이 아니다. 다소 정제되지 않았더라도 그 안에 담긴 고민의 흔적, 망설임, 그리고 투박하지만 진심 어린 서사가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AI는 창작의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지만, 결코 최종 결정권자가 될 수 없다. 수많은 피드백과 평가 속에서 무엇을 수용하고 무엇을 고집할지 선택하는 뚝심, 예측 불가능한 감동을 위해 확률 낮은 선택을 감수하는 리스크 테이킹은 창작자의 몫이다.

AI가 문장 노동의 수고를 덜어준 지금이 오히려 기회다. 껍데기만 화려한 문장 기술은 AI에게 맡기고, 인간은 더 본질적인 사유와 인간적인 시선에 집중해야 한다. 나만의 세계관과 주체성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AI 시대를 살아가는 창작자가 글쓰기의 주도권을 지키는 유일한 생존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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