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여행자
야생의 여행자 공간입니다.
저 깊은 동굴 속엔~
‘동굴’ 하면 무엇이 먼저 떠 오를까? 호기심, 안전함, 두려움…… 구석기시대 인류는 주로 동굴에 살았어. 해 질 무렵 찾아드는 푸근한 둥지였을 테니까.
그렇게 머~언 기억 속에 우리는 동굴 인류인 거지.
그럼, 동굴에선 무슨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초기 사피엔스는 씨족 단위의 공동체 생활을 했을 거야. 마음대로 불을 피울 수 있었으니, 밤이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활동하는 시간이 늘어났겠지?
밤의 이야기는 꼬리를 물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 사냥의 무용담 끝엔 토테미즘이란 신성함도 묻어났을 거야. 프랑스 라스코 동굴 제일 깊은 곳의 벽화엔 앙상한 사람과 마주 보는 거대한 황소 그림이 등장한대. 사슴들 그림도~ 이곳은 특별히 신성한 영역으로 추정해.
2026년 1월 함안박물관 『녹취록(鹿聚錄), 아라가야에 모인 사슴 이야기』 특별전을 보고 왔어. 사슴은 인류의 가슴 속에 다산과 풍요 그리고 영생을 기원하는 의례로 남아 있다고 해. 그래서 권력자의 무덤에 사슴 모양 토기를 묻어주곤 했어. 십장생(十長生)의 사슴도 마찬가지야.
그러니 친숙한 동물을 그린 벽화는 토테미즘의 상징과 의례를 위한 신성한 공간으로 볼 수 있는 거지.
인류의 주린 배를 채워 주는 동물은 사냥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신성한 숭배의 대상이기도 했던 거야.
토템에 대한 터부(taboo)는 사회적으로 집단을 통합하는 힘이 되기도 해. 그래서 어떤 시대의 토테미즘으로 그 사회구조와 종교의식이라는 양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거지.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은 황소(들소) 그림으로 아주 유명한 곳이야. 웅장한 생동감과 화려한 색채가 생동감을 더하고 있어. 프랑스 루피냑 동굴은 떼로 그려놓은 매머드 그림이 유명하대. 북극의 빙하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매머드를 사냥했으니~
이 그림들도 당연히 사냥의 무용담과 신성한 토테미즘을 담고 있었을 거야!
인도네시아 슐라웨시 섬 여러 동굴에서도 벽화가 발견되었어. 순다랜드가 고대 인류 유적의 블루오션이라고 했던 거 기억나지?
이 발견으로 ‘인류 예술의 발상지는 유럽’이라는 고고학적 패러다임을 뒤흔들어 놓았어! 백인 중심의 고고학 지도를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확대하는 계기가 된 거야. 편견은 증거로 깨어지고~
레앙 카람푸앙 동굴에선 5만 1천 년 전 ‘야생 멧돼지와 교감하는 세 사람의 인간’ 벽화가 발견되었어. 인류가 그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스토리텔링 벽화로 인정받고 있어.
레앙 테동게 동굴의 멧돼지 그림은 실물 크기로 묘사되어 있다고 해. 이 동굴벽화도 4만 5천 년 전이라는 거야. 참고로 유럽에서 대표적인 동굴벽화(알타미라)가 3만 5천 년 정도거든.
세계 곳곳에 드러난 동굴벽화는 몇만 년을 뛰어넘은 선조들의 생생한 삶의 모습이자 그 시대의 관념이야. 그 원형은 지금 우리들의 유전자 속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어.
프랑스 코스뀌에 동굴에서 특별한 건 손바닥을 찍은 그림이야. 손은 “나 여기 있노라!” 하는 인류 존재의 상징이라고 봐. 도구를 이용하여 물질문명을 일군 인류의 상징이잖아.
이 손바닥 그림은 초기 인류의 동굴벽화 여러 곳에서도 등장한다는 거야.
태양계를 넘어선 인류 최초의 탐사선 보이저호도 인류를 알리는 상징을 담았어. 이걸 골든레코드라 하는데 외계 생명체에게 인류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목적이라고 해.
동굴 인류가 벽에 남긴 붉은 손자국은 오래된 골든레코드였어! 인류는 존재를 증명하고 싶은 속성을 깊은 동굴 속에 지니고 있는 것 같아.
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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