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여행자
야생의 여행자 공간입니다.
황금의 밀밭엔~
황금빛 밀밭은 얼마나 풍요롭겠니? 그런데 말이야. 그 밀밭은 사바나 초원의 자유와 바꾼 거야. 후기 구석기 시대,
안정적인 식량 해결의 기발한 꿈이 인류를 영원한 정착으로 이끌었거든~
대자연을 누비던 야생의 여행자들은 이제 밀 농사에―목축에―세간살이에―끈끈한 씨족공동체에 묶이게 되었지.
수렵채집인들은 자연이 차려주는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삶이었어. 수십 종의 풀과 나무, 동물을 골고루 먹었으니 하나가 부족해도 다른 걸로 배를 채울 수 있었지.
이건 자연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수동적인 삶이라 할 수 있겠지?
그러다 보니 기후환경에 따라 굶주릴 때도 있었어. 하지만 시간적인 여유와 낭만이 넘쳤을 거야. 먹고 나면 순전히 남는 시간이잖아. 그래서 동굴벽화를 그렸는지도 몰라.
1만 2천 년 전, 빙하기가 끝나고 기온이 올라갔어. 수렵채집인들은 밀과 보리가 잘 자라는 강가나 평야에 짐을 풀고, 비로소 한곳에 머물기 시작했어.
농사를 시작했다고 하루아침에 수렵채집 생활이 바뀐 건 아니야. 기후에 따라 수렵채집과 농경을 함께하며 서서히 정착의 길로 접어들었겠지.
농경 사회는 인생 경험이 풍부한 노인의 역할이 중요했어. 가뭄과 홍수에 대처법을 알려주는 등 온갖 삶의 지혜를 전수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야.
정착은 곧 기억을 쌓는 일이었어.
반대로 수렵채집 사회는 노인이나 유아가 희생되기도 했어. 왜? 끝없는 이동에 방해되니까~ 지금 우리의 사고로는 이 시대를 이해할 수 없을 거야. 그러니 너무 흥분하지는 마!
그런데 엄청난 혁신의 대가는 만만치 않았어. 오랜 시간 수렵채집에 맞춰 진화한 우리 신체가 고된 노동에 적응하지 못한 거지. 디스크 탈출증, 관절염 같은 새로운 병이 생겨났어.
수렵채집인들은 남녀 역할이 모두 중요해 서로 평등했어. 농경 사회에서는 여성이 집안일과 곡식 빻는 노동을 전담하게 되면서 오히려 사회적 지위가 낮아졌다고 해.
게다가 식생활은 더 불안하고 영양의 질도 낮아졌어. 수십 종의 자연식을 골고루 먹던 수렵채집인과 달리, 농경민은 몇 가지 곡물에 의존했거든.
심지어 흉년이 들면 굶어 죽기도 했으니까.
농경민은 이미 야생의 삶에서 많이 멀어진 거야. 이미 인구가 많이 늘기도 했고~
곡식이 쌓이면서 내 것과 네 것을 구별하는 담장이 생겼어. 빈부격차가 생기고 계급의 그늘이 드리운 거지.
그 결과 애써 일군 터전과 수확물을 지키기 위해 끔찍한 전쟁과 폭력에 시달리게 되었고. 가을걷이가 끝나면 북쪽 오랑캐가 쳐들어온다는 옛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지.
그렇다면 농업혁명은 정말 실패한 선택이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그 덕분에 현대 문명이 꽃을 피웠어. 학문이나 예술의 탐구는 탄탄한 경제적 기반 위에서 발전하는 거야.
심지어 맹자는 배가 불러야 예절도 아는 법이라 했으니까. 사실 그렇잖아!
맹자는 노동이 문명과 도덕을 지탱하는 가장 숭고한 뿌리라고 보았어. 노동의 가치를 높이 보신 거지!
이처럼 농노와 백성들의 피땀 어린 잉여 생산물 덕분에, 누군가는 여유로운 시간을 누릴 수 있었던 거야.
현실의 굴레에서 몸을 뺀 이들이 있었기에, 인류 문명은 우주의 비밀을 풀고 심오한 사상을 남길 수 있었어.
세상엔 자마다의 역할이 있는 거 같아. 이 역할은 비상한 노력이나 각성에 따라 변한다고 봐.
어쩌면 세상은 평등하지 않아!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지는 거지.
넌 우주의 어떤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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