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그리고 땅 속 세계
흙, 그리고 땅 속 세계
새싹이 막 돋아난 어린 나무 곁에 있는 흙을 한 번 만져보자. 흙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흙은 딱딱한 고체성분과 액체 그리고 기체로 이루어져 있다. 고체성분을 이루는 광물질과 부엽토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흙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흙 알갱이 사이의 빈 공간이며, 그 공간은 물과 공기로 채워져 있다. 흙 속에 있는 물과 공기는 그 속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물들에게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흙 속 친구들이 먹고, 마시고, 숨을 쉴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흙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을까? 불과 1센티미터의 층이 만들어지는데 수백 년의 세월이 흘러야 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바위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바뀌는 온도변화를 겪는다. 때문에 바위에 틈이 생기게 되고, 틈 사이로 나무 뿌리가 파고 들고, 암석 틈으로 녹아내린 물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되어주면서, 점차 흙으로 풍화되어 간다.
땅 위에 떨어진 나뭇가지나 죽은 동물의 잔해는 부엽토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흙 속에는 박테리아, 곰팡이, 버섯 등과 같은 미세한 생물들이 있다. 죽어가거나 이미 죽어버린 생물의 사체를 먹고 살아가는 이들을 분해자라고 부른다.
좀 더 큰 흙 속 동물로는 지렁이, 굼벵이, 두더지, 땅강아지, 등이 있다. 이들은 그냥 땅 속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흙을 부드럽게 하고, 구멍을 내어 밭갈이를 해주는 친구들이다.
지렁이는 온도와 습도에 따라 땅 속과 땅 위로 수없이 드나든다. 깊게는 몇 미터 깊이까지 파고 들어갔다가 올라오기도 하는 지렁이의 길은 다른 생물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준다. 습도가 너무 높아 호흡이 곤란해진 지렁이는 땅 위로 올라오기도 하는데, 비 온 뒤 땅 위에서 많이 발견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비가 그치고 해가 나왔는데도 미처 땅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지렁이들이 빛에 화상을 입고 말라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두더지가 땅 속을 헤집고 다닌 공간도 공기와 물이 스며들어서 식물들이 뿌리를 통해 쉽게 물과 양분을 빨아들이게 된다. (물론 때로는 두더지가 식물의 뿌리를 손상시키기도 한다.)
땅 속에 있는 뿌리도 물과 양분만 빨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생장을 한다. 뿌리의 생장은 줄기가 활동하기 전인 이른 봄부터 시작하여 줄기보다 더 늦게 가을까지 지속된다.
[나무와 숲] 남효창 / 계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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