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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옷 입고 고향에 돌아오니
작성자 : 관리자(admin)   0         2026-05-10 08:13:16     24

황금 옷 입고 고향에 돌아오니

 

푸르른 5월 화려한 장미의 계절이다. 그러나 야생에는 순박한 찔레꽃이 피어나 코끝을 간지럽힌다.

나는 지금 찔레꽃의 생명력에 놀라고 있다. 그 사연이란? 요즘 시골엔 빈집이 많다. 내 고향 마을도 마찬가지다. 꼬추친구가 살던 옆집도, 후덕한 할머니가 살던 뒷집도 텅 빈 지 오래다.

야생화 꽃밭에 물을 주다가 문득 쳐다본 옆집엔 온통 새하얀 찔레가 수줍게 웃고 있는 게 아닌가! 뒷집도 그런가 싶어 눈여겨 살펴보았다. 역시나~

도대체 이 야생의 꽃이 빈집을 차지하고 앉은 이유는 뭘까? 찔레는 버드나무나 소나무처럼 빈터를 흘려보지 않는 모양이다. 버드나무나 소나무는 씨앗이 바람에 날려 빈터에 자리 잡는다지만, 빨간 열매를 겨우내 매달고 있는 찔레는 사정이 다르다.

이 작은 열매가 굴러서 집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았을 것이고, 아마도 새들이 퍼뜨린 것 같다. 겨우내 빨갛게 매달려 있는 열매는 십중팔구 새들을 유혹한다. 새는 후계목을 잉태하게 하는 중매쟁이니까.

새들이 작은 씨앗을 똥구멍으로 뱉어 놓은 순간부터 새로운 정착이 시작되는 거다. 한 해, 두 해, 거칠 것 없이 자란 찔레는 50년도 족히 넘었을 옆집 단감나무를 위협할 정도로 세력을 키웠다.

아무런 돌봄도 받지 않고 자신의 세력을 키워 날카로운 가시마저 포용하는 5월의 인간미. 고향 언덕의 누이를 닮은~ 아! 나는 한 무리 찔레꽃 앞에서 화려한 장미꽃을 잃었다.

이 찔레꽃은 자수성가로 금의환향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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