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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운 보리밭에 찾아온 손님
작성자 : 관리자(admin)   0         2026-05-28 08:19:19     6

누운 보리밭에 찾아온 손님

 

지난 비에 보리밭이 납작 누워버렸다. 큰비는 나뭇가지도 꺾을 수 있으니,
5월 말 알이 찬 보릿고개 꺾는 것쯤이야.

누런 이불 같은 보리밭에 멧비둘기 떼가 동글동글 머리만 내밀었다.
가을걷이 끝난 들판에서 알곡이나 줍던 새들이 한가위를 만났다. 이러니 참새나 까치,
멧비들기들이 흔한 텃새들이 사람의 집을 떠나지 못하는 게지.

우리 엄마 말씀이 누운 보리는 쓰러진 노인 같단다. 골절을 일으킨 노인이 다시 일어서기 힘든 만큼,
수확할 게 거의 없다는 말일 테다.
초대받지 않은 멧비둘기 깃털 속으로 풀이 죽은 이웃 농부의 얼굴이 비친다.

피땀 흘려 일한 농사의 마무리는 역시 하늘이 짓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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