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나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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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봉의 소나무 지팡이
암봉의 소나무 지팡이
거창 가조면 의상봉에 올랐다.
엊그제 춘설이 내려 정상 부위엔 하얀 눈밭이 되었다.
저 멀리 봄물 오른 암봉에~ 울퉁불퉁 기묘한 산세가 선계답다.
마침 의상봉 아래에서 막 내려오는 모자를 만났다. 분위기가 온화하고 평온하다. 잠시 말을 걸어보았는데,
20대쯤으로 보이는 아들이 엄마를 위해 기타를 지고 올라와 연주해 주었단다.
요즘 세상에 참 보기 드문 젊은이네!
엄마는 산악인이란다. 막막한 눈밭에서 먼저 간 발걸음이 이정표가 되어준 분들이다. 덕분에 나는 쉽게 의상봉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니, 정겨운 인사를 나눌 수밖에~
일천 미터가 넘는 의상봉은 가파른 바위 벼랑으로 이루어져 있다.
암봉 끝을 스치는 바람이 얼마나 드세든지~
노련하고 왜소한 소나무 몇 그루 힘겨워 보인다.
물 한 모금 마시고 의상이 누리던 산천을 둘러본다.
마음이 홀로 아득한 순간이다.
올라올 때 미끄러운 눈길이 매우 위험해서 내려갈 걱정이 된다.
마침 소나무 아래 떨어진 가지를 골라 대충 다듬었다.
이 노련한 의상봉 소나무를 지팡이 삼아 무사히 내려왔다.
덕분에 손아귀에 은은한 솔향이 배었다.
세상에나~
집에 와서 매끈하게 다듬어 제대로 지팡이를 만들었다.
이젠 의상봉 모자와 솔향이 함께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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