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여행자
야생의 여행자 공간입니다.
두 손이 자유로와
자유로움은 여유로운 시간 속에 있더라. 구속을 벗어난 자유는 무언가 꿈틀거리게 해. 여백의 호기심을 낳아―여기 새로운 창문을 열었지!
인류가 두 발로 걸으면서 손이 자유를 얻은 얘기를 하려는 거야. 그 손이 바로 문명의 개척자였거든. 사실 우리가 누군가를 치켜세울 때 엄지척하는 건 위대함에 바치는 의례인지도 몰라~
이 글을 쓰기 전 손바닥을 활짝 펼쳐보았어. 그동안 손은 당연하게 이리 생겼고 가지런한 다섯의 손가락은 몸에 자연스럽게 붙어 있는 줄 알았지.
건데 첨부터 당연한 건 없었어! 오랜 시간을 두고 두뇌와 소통하면서 점점 진화한 거니까. 문화 예술과 스포츠를 즐길 만큼 고도로 섬세한 구조와 기능, 보기에도 아름다운 형태와 멋진 비율이 어떻게 단번에 짠~ 하고 나올 수 있겠니?
침팬지의 구부정한 손을 생각해 봐. 강아지나 말의 앞발은 또 어떻고……
여기엔 엄지손가락의 놀라운 비밀이 숨어있어. 엄지손가락 뼈는 회전하는 구조로 되어있어. 덕분에 다른 손가락과 마주 볼 수 있지. 그래서 섬세하게 조율하면서도 힘 있게 움켜쥘 수 있는 거야.
회전운동은 직선운동과 차원이 달라! 제 자리로 돌아오거든.
오랑우탄, 고릴라, 침팬지는 엄지손가락이 짧아서 그러지 못해. 주먹도끼 같은 돌을 정교하게 쥘 수도 없어. 유튜브에서 침팬지 실험을 보니까 엄지와 검지로 바둑알을 제대로 쥐질 못하는 거야.
도구 제작은 물론 문화 예술 활동을 해본 적이 없으니, 천만년이 지나도 진화하지 못한 거지.
요즘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얼마나 치솟았는지 몰라. 건데 로봇 생산에서 손가락을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섬세한 작업을 구현하는 게 아주 까다롭고 어렵대.
우리 손의 기능이 그만큼 놀라운 거였어!
손의 자유로움은 뇌를 키우는 결과를 가져왔어. 섬세한 감각과 고도의 활동이 대뇌피질과 소뇌에 변화를 주면서 서로 피드백했거든. 효율적인 생활 무기를 만들고, 언어로 소통하는 협동 전략으로~
이것들이 쌓여 과학과 허구가 오묘한 비빔밥처럼 만나니 거대한 문명을 일구었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표지에는 지문이 선명한 엄지손가락 이미지가 있어. 그걸 발견하는 순간 화들짝 흥분하지 않았겠어. 표지 디자인은 그 책의 강력한 상징을 담고 있잖아~
그도 인지 혁명의 연속선상에서 엄지를 치켜세운 것 같아. 지문 하나하나가 누적의 문화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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