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의 사랑 엽록소
현미경으로 보면 찌부러져 터져버린 세포가 투명한 액을 흘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속에 떠돌아 다니는 녹색의 미세한 입자가 엽록소(클로로필)다.
세포 속의 작은 입자 엽록소는 잎이 녹색을 띠게 한다.
엽록소는 기본적으로 잎을 위한 것이지만 나무껍질이나 열매에도 적용된다.
어린 나무 껍질, 아직 익지 않은 과실, 식물의 녹색 부분들 모두 녹색을 띠게 한다.
엽록소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빛이 필요하다.
엽록소라는 작은 입자들의 일(광합성)은 섬세하고도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엽록소의 세포는 태양빛이 닿는 곳에 자리를 잡으려고 애를 쓴다.
잎 한 장은 대단히 얇지만 빛이 어디에서 비춰도 빛에 닿을 수 있으므로
녹색세포는 두꺼운 잎 전체에 들어갈 수 있다.
세포의 층이 두꺼울 때 녹색세포(엽록소)는 반드시 식물의 표면에 위치한다.
녹색이든 아니든 식물 속의 세포는 어느 것 하나 쉬지 않는다.
일하지 않는 세포는 죽는다.
다만 최초의 일, 일다운 일, 가장 어려운 일은 녹색세포가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녹색의 작은 입자가 모두 태양의 힘을 구하려고 표면에 나와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빛이 부족하면 가동이 느려지거나 중단된다.
엽록소는 축 늘어져 창백해진다.
이런 상태가 오래 계속되면 태양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말라 죽어버린다.
식물에게는 녹색만이 건강의 상징이다.
가을이 오면 잎은 녹색 활동을 중단하고 화려한 색조로 치장을 한다.
이것은 조락의 징후이며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가을 비를 머금은 바람이 불어와 나무를 뒤흔들면 잎새는 떨어져버린다.
그리고는 죽음과 같은 휴식을 맞는다.
[파브르 식물기] '두레'에서 간추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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