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뭇 생명의 보물창고다
나무는 뭇 생명의 보물창고다
자연의 다른 생물들에게 나무는 없는 게 없는 보물창고나 다름없다. 잎과 새순은 먹을 수 있는 식량이 되고, 공충들이 알을 낳고 애벌레를 감싸는 데도 그만이다. 나무껍질 틈새는 새들이 살고, 번식하고, 숨고, 사냥하고, 몸을 피하는 데 최적의 장소다. 나무껍질 바로 아래 부름켜에 흐르는 촉촉한 수액은 풍부하고 달콤하다. 썩어가는 나무는 여러 종류의 곤충, 박테리아, 조류, 곰팡이 등에게 영양분을 재활용할 기회를 제공하고, 그렇게 재활용된 영양분은 다음 세대 나무를 키우는 자양분이 된다. 목재로 만든 서까래나 가구는 벌레, 좀 등의 입장에서 보면 만찬이나 다름없다.
이파리를 우적거리며 씹는 동물, 나무에 구멍을 내는 벌레, 잔가지를 훔쳐 가는 새, 다른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덩굴, 이들이 계획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그냥 늘 하던 일을 하는 것뿐이다. 생물학자들은 숲의 생태계, 특히 열대 정글을 전쟁 지역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그들은 친구도 적도 아니다. 그저 환경에 적응해서 사는 유기체들일 뿐이다. 그중 일부는 서로 혜택을 보는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기도 하고, 상호 파괴적인 관계가 되기도 한다.
나무의 모험, 맥스 애덤스 지음, 김희정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14
115~1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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