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상림
함양 상림 공간입니다.
함양상림의 가치와 보전관리 - 보전을 위한 관리
지금 우리 앞에 있는 마을숲은 오랜 풍상에도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단 한 번의 위기에도 꺾이지 않았다는 징표이다. 요동치는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살아 남아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대단한 일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수많은 마을숲이 사라져 갔다. 그러나 상징성을 지녔거나, 아름다운 경관을 지녔거나, 규모가 함부로 손을 댈 수 없을 만큼 크다면 사정은 달랐다. 함양상림이라는 마을숲은 이 모두에 해당한다. 그래서 쉽게 사라질 수 있는 숲은 아니다.
하지만 함양상림은 주변의 도시화와 자연환경의 위축으로 절멸의 궁지에 몰려 있다. 해마다 상당한 수(20여 그루는 될 것 같음)의 고목들이 쓰러져 간다. 아말라리아 뿌리썩음병과 여러 병충해의 영향이라고 한다. 쇠약해진 고목들이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이런 환경을 이겨내지 못하고 죽어가는 것이다. 뿌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허약해진 가지가 떨어져 내리는 나무도 많다. 갈색날개매미충이나 꽃매미의 영향도 숲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 곤충들은 나무의 즙을 빨아 먹고 잎에 그을음을 입혀 광합성을 방해한다. 갈색날개매미충의 피해를 받는 때죽나무는 숲에서 이미 많이 고사하고 있다. 물론 복합적인 영향일 것이다.
다른 하나는 숲의 관리 문제이다. 상림우물 북쪽 산책로 가에 오래된 노박덩굴이 자라고 있었다. 직경이 15cm 정도로 큰 나무다. 이 덩굴나무는 2018년 잘려나갔다. 다른 나무에 해를 준다고 자른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로 노박덩굴이 자라려면 몇십 년으로는 되지 않을 것이다. 동쪽 산책로 손바닥연못 위쪽에 오래된 길마가지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해마다 숲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아름다운 나무였다. 상림 숲에서는 귀한 나무였다. 이 나무 역시 2018년 숲 가장자리 제초작업을 하면서 잘려나갔다. 그저 환경을 정화하는 차원의 기계적인 관리가 아니라 생태환경을 고려한 전문적인 숲 관리를 해야 한다. 함양상림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어떻게 이용할까에 대해서는 의견충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숲의 생존을 위해서도 깊이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숲 주변의 시설물 관리와 공사를 최소한으로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성수기나 주말 방문객의 수를 조절해야 할지도 모른다.
또 다른 하나는 함양상림의 생물 기초조사가 필요하다. 생물 다양성을 알 수 있는 연구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까지는 수목 중심의 연구에만 그쳤다. 함양상림의 중요성은 수목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체계적인 생물 종별 기초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초본 및 목본의 식물, 버섯, 곤충, 조류, 어류, 동물들의 기초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생태계의 고리를 중심으로 함양상림의 생태환경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과학적으로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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