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하늘 들국화가 아침 샘물같이 피었네요. 말간 눈매가 가을 하늘만큼이나 높아요. 그런데요, 우리는 가을에 피는 야생 국화를 들국화라 불러왔어요. 대를 이어서 입에 딱딱 붙은 것이지요. 왜 그럴까? 하고 추측을 해봤어요.

옛 선비들은 중국에서 들어온 국화를 매우 귀하게 여겼어요. 불의나 유혹에 무릎 꿇지 않는 강인한 이미지를 높이 산 거지요. 서리를 맞고도 꿋꿋하게 견디니까요. 그래서 사군자에도 넣어주었잖아요. 들국화란 이름은 여기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어요. 귀한 국화에 대비되는 말로 우리 산야에 흔하니까 들국화!

건데 분류체계에 따라 하나하나 살펴보니 삼촌, 외사촌, 동생 등 가족관계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거죠. 구절초, 쑥부쟁이, 산국, 감국, 해국 등등. 그러니 저마다의 이름을 따로 불러주는 게 좋겠어요. 이름에는 그의 생애와 의미도 함께 따라오니까요. 원산댁, 정부인 장씨 하면 진짜 이름을 어떻게 알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