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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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의 방식
20세기 후반 선진국 국민의 수명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수명연장의 이유가 의학과 의료의 발전 때문인지, 아니면 경제적인 풍요에 힘입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때문인지를 두고 진지한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 결과, 사망률이 감소한 데는 의학의 발전보다는 영양 및 위생 상태와 같은 라이프스타일과 사회 경제환경의 개선이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평균수명이 줄어드는 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던 소아의 감염증 사망률은 이미 항생물질이 발견되고 보급되기 훨씬 전부터 감소 추세에 있었기 때문이다.
높은 영유아 사망률을 제어하는 데 성공한 선진국에서 그다음 과제로 대두된 질병은 암이나 순환기 질병과 같은 생활습관병이었다. 이를 위한 충실한 진단과 치료, 나아가 발병 제어와 예방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많은 선진국에서 ‘출생 후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질병에 걸리기까지의 기간(건강수명)’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질병에 걸린 상태에서 장수하는 유병장수’가 늘어난 탓에 의료비 부담만 불어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을 포함한 선진국에서는 질병의 발생을 막고 예방함으로써 건강수명을 연장하는 일이 의학의료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되었다.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건강한 삶의 방식을 보급하는 21세기형 예방건강증진의학이 주류로 떠오를 것이다. 따라서 발병한 뒤에 진단과 치료에 중점을 두는 임상의학은 그 자리가 점점 협소해질 수밖에 없고 삼림의학 의료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라이프스타일을 개선하면 사망률이 낮아지고 수명이 연장되는 것일까? 수면부족과 피로에 시달리면 사람은 자주 감기에 걸린다. 또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은 뒤에는 폐암이나 위암에 걸리는 예가 흔하다. 인간의 혈액 중에 있는 림프구의 약 20퍼센트는 NK세포이다. 이들이 암세포 같은 이상세포를 발견해서 죽이기 때문에 인간의 몸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한다. 또 NK세포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에 감염된 세포를 제거하는 역할도 하는데, 이 같은 작용이 바로 ‘자연면역’이다. 이 자연면역 덕분에 인간은 많은 질병을 막아낸다.
노벨상 수상자인 오스트레일리아의 면역학자인 버넷 박사는 30세를 넘긴 인간의 체내에서는 하루에 수천에서 수만 개의 세포가 암세포화한다고 계산했다. 만약 NK세포가 초기의 작은 암세포를 죽이는 작용을 멈추면 아마 많은 사람들은 이미 암에 걸렸을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NK세포의 활성만 높게 유지하면 사람은 감기에도 안 걸리고 암도 생기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인간은 일상적으로 감기에 걸리고 사람에 따라서는 암에도 걸린다.
무엇이 이런 개인 차이를 결정하는지 그 요인을 밝히기 위해서 건강한 사람 수백 명을 대상으로 NK세포의 활성도를 정밀하게 측정해보았다. 그 결과 흥미롭게도 NK세포의 활성도에도 매우 큰 개체 차이가 있음을 알아냈다. 뿐만 아니라 식사, 수면, 영양, 흡연, 운동, 음주, 일, 스트레스 등 여덟 가지 건강습관별로 점수를 매긴 결과 라이프스타일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일수록 NK세포의 활성이 눈에 띄게 낮았다.
[산림치유] 저자 모리모토 가네히사, 미야자키 요시후미, 히라노 히데키 외, 역자 (사) 한국산림치유포럼, 감수 이시형, 전나무숲,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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