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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재산권 내놔라?
작성자 : 관리자(admin) 0
2025-09-03 01: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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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도 지나고 가을 절기에 들어섰어요. 개도둑놈의갈고리 지금은 꽃이 필 시기지만, 사오정 선글라스 닮은 열매도 몇 개 맺혔어요. 초등생태 수업 때 이를 본 녀석이 슬며시 하는 말, 부라쟈라고? “어~ 어! 그렇네요.”
이 열매는 사람의 옷이나 동물의 깃털에 무임승차를 해요. 두 쪽의 열매는 느슨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어 살짝만 스쳐도 한쪽이 떨어져 나가요. 친구들이나 부모 형제가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보다, 기회가 왔을 때 저 혼자라도 재빨리 떠나려는 속셈이지요. “번식의 가능성을 높이는데 가족이 뭔 대수야”
식물 종(種)마다 무임승차 도구도 다양해요. 털모자를 쓴 것도 있고, 예리한 삼지창을 세우거나, 굽은 갈고리를 가진 것도 있어요. 진화란 무궁무진하게 열린 가능성의 창인 것 같아요. 정해진 답이 없고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로 나아가는 미지의 여행이니까요.
무임승차 하는 도둑놈은 사실 자기 삶의 개척자이고 발명가들이에요. 털모자에 굽은 갈고리를 세운 도꼬마리 열매를 보고 찍찍이(벨크로 테이프)를 만들었잖아요. 오랜 고뇌로 만든 발명품을 우리는 로열티(royalty) 한 푼 내지 않고 베껴 쓰지요. 생존을 향한 야생의 몸부림이 낳은 그들의 노하우를~
어느 날 바짓가랑이 붙잡고 도둑놈이 따라왔어요. “우리 지식재산권 내놔라!” 에이~ 설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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