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와 생명 다양성 이야기
다양성은 인류가 문화를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인류의 조상은 옮겨다니는 고단함을 야생식물의 씨앗을 흙속에 심음으로써 극복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싹튼 중동지역에서는 밀과 보리를 심었으며 극동지역에서는 쌀, 멕시코에서는 옥수수와 고추, 페루에서는 감자를 심었다. 스페인 군대가 잉카제국(페루)을 정복할 당시에 잉카인들은 3000종에 가까운 감자를 재배하고 있었다. 밀처럼 단일하고 질서정연한 것에 익숙한 서양인들은 감자 알이 굵고 맛있는 것만 골라 유럽으로 가져갔고, 감자의 효용성을 제일 먼저 알아본 아일랜드에서는 대대적으로 감자를 심기 시작했다(1588). 그뒤로 300년 가까이 아일랜드 사람들의 기근을 면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1845년 감자역병으로 생산량이 거의 나오지 않으니 3년 동안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굶어죽었다. 아일랜드 전역에서 럼퍼라고 하는 유전적으로 동일한 단일품종의 감자를 심어온 결과였다.
잉카 부족들이 고산지대 척박한 땅에서 찬란한 문명을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은 무성번식하는 식물이라도 사랑과 죽음을 통한 유성번식으로 다양성이 풍부해진다는 것 그리고 다양성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일찍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바림」 우종영, 자연과 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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