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포커스
치유포커스 공간입니다.
우린 일찍이 분업을 해왔어
작성자 : 관리자(admin) 0
2025-06-24 03:56:16
7
여름 숲의 산수국은 시원한 청량감을 주어요. 꽃의 오묘한 빛깔은 지중해 에메랄드 물빛 같아요. 15년 전쯤 경기도 가평 유명산휴양림에서 보았던 산수국의 꽃무리가 그랬어요. 산개울 언저리에 출렁이던 꽃물결이 보기에도 시원했어요. 무더위를 날려 주기 충분했죠.
산수국꽃의 형태는 뚜렷한 역할 분담을 이루고 있어요. 바깥에는 크고 눈에 잘 띄는 헛꽃을 둘러놓았어요. 안쪽에는 암술과 수술을 지닌 좁쌀 같은 꽃이 빽빽하게 모여있고요. 진짜 꽃에 화려한 꽃잎은 필요 없어요. 에너지를 아껴주는 이것이 분업의 효율성이겠지요. 식물은 인류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일찍이 분업을 해왔다니까요. 우린 필요할 때 언제라도 모방할 수 있어요.
꽃이 질 때 헛꽃은 꽃잎이 뒤집어져 아래를 바라보아요. 더 이상 곤충의 눈길을 끌지 않으려는 의도겠지요. 헛꽃이 푸른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한다는 말도 있는데 그동안 모아둔 사진첩을 확인해 보니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아요.
하지만 푸른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하는 속성엔 과학이 숨어 있다고 해요. 곤충이 자외선은 잘 보지만 적외선 잘 보지 못한다고 해요. 다시 말해 푸른색은 눈에 잘 띄지만, 붉은색은 그렇지 않은 거지요. 그럼 붉은색 헛꽃은 꽃이 졌다는 신호로 볼 수 있겠네요. “어~ 이거 금은화 이야긴데!”
로그인하시면 댓글 작성 가능합니다. 로그인
Guest (행간격 조절: Enter, Shift + 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