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무렵 달콤한 꽃향기가 코끝에 내려앉아요. 하얀 바람개비를 돌리는 백화등의 꽃이에요. 저녁 무렵의 꽃향기는 훨씬 그윽하고 감미로워요.
달의 기운이 일어서기 때문인가 보아요.
돌담길 벽을 따라 오늘은 낯설게도 하얀 바람개비 구조가 눈에 들어오네요. 집으로 돌아와 선풍기 프로펠러와 비교해 보았어요.
회전 방향이 반대로 되어 있군요. 백화등의 바람개비는 모두 뒤를 보고 있으니 바람이 뒤쪽으로 빨려 나갈 거 같거든요. 선풍기가 아니라 환풍기 구조를 닮은 거지요.

이 바람개비를 보면서 추진과 제어의 힘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자동차의 가속페달[Accelerator)과 제동페달[break].
무엇이든 관성에 따라 가속이 붙으면 멈추기 어려워요. 이때 제동을 걸어주지 않으면 위험하겠지요. 환풍기로 탁한 공기를 빼주지 않으면 건강을 해칠 텐데요.
다양한 상황 속에서 꺼내어야 할 제어의 기술과 타이밍! 백화등 바람개비가 무언의 역설을 하고 있어요. “오늘도 내일도 끊임없이 돌아라~ 역설의 바람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