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여행자
야생의 여행자 공간입니다.
갈림길에 서다
“노란 숲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환상(?)은 누구에게나 있지.
하지만 프로스트의 선택은 낯선 그리움! 천만년 전에 살았던 영장류는 어땠을까?
나무 위 생활은 공간의 한계를 지녀. 하지만 땅 위에선 공간이 크게 확장되지. 주변에 이용할 수 있는 사물과 변화 대상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나잖아! 고개 들어 하늘도 볼 수 있고~
약 천만년 전 아프리카로 무대를 옮겨보면, 서로 다른 지각이 갈등을 일으키며 무섭게 꿈틀거렸지. 코피처럼 화산이 터지고 용암이 흘러나왔겠지? 이때 새우 등이 터지듯 동아프리카 지구대(East African Rift Valley)가 솟구쳐 올랐다고 해. 에티오피아, 케냐 같은 나라엔 고원이 만들어졌고.
상전벽해(桑田碧海)라 했던가! 아프리카 대륙의 기후 패턴이 변해 완전히 딴 세상이 된 거야.
인도양에서 해무를 머금고 불어오는 계절풍은 동아프리카 지구대에 막혔어. 비를 뿌리지 못한 대지는 건조해졌고~ 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지역은 우기에만 비가 몰아치는 사바나 초원이 되었지.
띄엄띄엄 관목과 풀로 가득한 사바나 환경에서는 열대림처럼 풍족하고 안락한 생활을 더 이상 누릴 수가 없어~
검치호랑이나 표범 같은 포식자를 피해 몸을 숨기기도 힘들어. 먹을 것을 찾아 멀리까지 이동해야 했거든. 그러니 얼마나 배고프고 무서웠겠어!
거대한 장의 변화는 그 속에 깃든 생명을 혼란에 빠뜨려. 어떤 생명은 이 위기의 순간에 멸종하기도 하고 또 어떤 생명은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지.
이 푸르른 지구의 생명 진화는 늘 그래 왔잖아.
모든 생명은 변화하는 기후환경에 따라 자연선택의 압력을 받게 되지. 이 압력을 이겨낸 생명만이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거야!
그러니 생존의 갈림길로 몰아세우는 기후환경이 생명의 조련사라 할 수 있지. 물론 기후환경의 변화를 일으키는 이유와 조건이 있겠지만 말이야.
낯선 환경은 불안과 동시에 생존의 창의성을 키우게 해! 인류가 요람을 걷어차고 두 발로 걸어 나온 용기를 생각해 봐.
이제 인류에게 ‘나무타기’라는 주특기는 아무 쓸모도 없지. 그러니 이 두렵고 낯선 땅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중요해!
먹고 사는 식습관도 완전히 바꿔야지. 예전의 영화(榮華)는 가슴에 묻어두고~
그런데 침팬지는 지금도 중부 아프리카 열대림에 살고 있다고 해! 사바나 초원이 무서워 되돌아갔는지도 모르지.
인류는 거칠고 낯선 사바나 환경에 점점 적응해 갔어. 환골탈태(換骨奪胎)한 거지! 그때 사정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불확실한 미래를 앞에 두고 살아남기 위한 모험을 많이도 했을 거야. 목숨을 걸고~
그래서 최초의 인류가 된 거지!
놀라운 변화에도 불구하고 침팬지와 우리의 유전자는 겨우 1.3% 차이라는 거야. 이 차이가 하늘과 땅만큼의 거리를 만들었으니~
갈림길은 갈수록 멀어지게 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나 봐.
로그인하시면 댓글 작성 가능합니다. 로그인




Guest (행간격 조절: Enter, Shift + 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