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국화가 피어나면 사람들은 가을을 느끼겠지요. 우리의 경험 속에 오래도록 녹아있기 때문일 거예요. 옛 선비들도 정원에 들여놓은 국화 안에서 계절의 감성을 일깨우곤 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야산으로 나간다면 야생의 국화도 만나볼 수 있겠지요? 우리가 흔히 들국화라 부르는 구절초와 쑥부쟁이도 있지만, 노랗게 꽃을 피우는 산국과 감국도 있습니다. 특히 늦가을에 피어나는 산국과 감국은 향이 짙어 야생의 느낌을 물씬 풍깁니다.

둘 중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국화는 산국이랍니다. 작은 꽃송이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피어요. 감국은 조금 큰 꽃송이가 듬성듬성 피어난답니다. 노랗게 피어나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야생의 국화, 산국! 들판 건너 숲길 가에서 만나 보아요. 굳은 감정이 누그러지고 기분전환도 될 겁니다. 서글서글 피어오르는 만추의 외로움도 알싸한 꽃향기에 사르르 흩어질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