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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날개의 꿈
작성자 : 관리자(admin) 0
2024-01-12 05: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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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숲길
은빛 날개의 꿈
겨울 숲길을 걷다가 햇살에 반짝이는 은빛 날개를 봅니다. 해안 가까운 남부 지방에 사는 마삭줄의 씨앗이랍니다. 마삭줄은 나무를 타고 오르는 굵은 덩굴줄기에서 유래된 이름이라 합니다. 마삭(麻索)이 삼으로 꼰 동아줄이란 한자어라고 하는군요.
마삭줄의 꽃은 다섯 장의 하얀 팔랑개비 모양으로 피어납니다. 두 개의 길다란 꼬투리 안에 채곡채곡 누워서 정교하게 포개어진 열매는 팔랑개비 꽃의 결실입니다.
실바람에 날리던 은빛 날개가 나뭇가지에 내려앉습니다. 부드러운 깃털이 꿈을 꾸듯 속삭이고 있습니다. “당신을 새로운 땅으로 안내할 거야!” 이제 곧 큰바람이 불어오면 이 씨앗은 나뭇가지를 벗어날 수 있겠지요. 바람을 이용하는 식물의 씨앗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갈 순 없습니다. 그러니 엄마는 수많은 씨를 품어서 바람 좋은 날 떠나보내는 것이겠지요.
우리네 인생도 이와 비슷한 게 아닌가 싶은데요. 먼 미래는 당연하겠고, 당장 한 시간 뒤의 일도 알 수 없으니까요? 그러니 우리도 은빛 날개의 꿈을 꾸는 것이 아닐까요. 최선을 다하고 때를 기다리는 것! 중요한 것은 알차고 토실토실한 씨앗을 먼저 마련하는 것이겠지요? 저 마삭줄 씨앗처럼요. 이것이 은빛 날개의 당당한 꿈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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