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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보호색이 필요하진 않더라
작성자 : 관리자(admin) 0
2025-07-06 05: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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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물결 일렁이는 산골짜기 무논을 바라보아요. 여기엔 배부르고 등 따신 기대감이 있어요. 우리가 몇천 년을 이어온 생명줄이니.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소리는 자식 목구멍에 밥 넘어가는 소리와 제 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란 말도 있잖아요. 무논에서 자라는 벼는 우리에게 그런 거래요. 이글이글 타는 해가 뭉게구름 속에서 숨바꼭질하고 있어요.
나란나란 초록 줄무늬 부드러운 고랑에 하얀 백로가 찾아왔어요. 긴 다리로 겅중겅중 걷다가 미꾸라지를 콕 집어삼키기에 여념이 없어요. 이것은 야생의 목구멍에 밥 넘어가는 소리 아닌가요?
보호색을 거절한 하얀 백로는 푸른 무논이 무서워요. 그럼에도 자신 있게 들어서는 당당함은 무엇인가요? 백로는 꽁무니 빼기 선수거든요. 도움닫기 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날아오를 수 있다니까요. 백로의 생존전략은 바로 36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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