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환경에서 자라는 나무가 명품 악기를 만든다
나무로 만든 것 중에서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는 바이올린이다. 바이올린은 약 500년 전 르네상스 시대에 탄생했다. 이 시대 이탈리아 크레모나의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는 아직까지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아름다운 소리의 바이올린 제작자였다. 아직까지 소리의 질과 완전한 음색을 뛰어넘는 악기는 없다. 이후 그의 바이올린은 모든 바이올린의 척도가 되었다.
바이올린의 소리가 형성되는 몸통은 두 가지 나무로 만드는데, 앞판은 가문비나무, 뒤판은 단풍나무이다. 아름다운 아기를 만드는 나무 자체는 눈에 띄거나 특별한 종류가 아니다. 그럼에도 이 나무들은 매우 특별하다. 가문비나무는 긴 섬유를 갖고 있어서 탄력이 뛰어나고 이상적인 진동 특성을 보인다. 바이올린 제작에 가장 좋은 나무는 알프스, 피레네, 카르파티아, 보헤미아 산맥 같은 고산지대에서 구할 수 있다. 고산지대 나무는 평지와는 다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악기의 울림통에 매우 중요한 특이성질을 갖고 있다. 즉 나무가 천천히 성장하며, 나이테는 가늘고, 좁고, 섬세하다. 그래서 고산지대 나무는 추운 지방에서 자라는 나무처럼 결이 곱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고산지대의 거친 날씨에서는 나무의 성장시간이 눈에 띄게 짧아서 몇 개월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나무들은 세포벽이 특별히 두껍지 않고 단단하지도 않다.
[세상의 나무] 라인하르트 오스테로트 지음, 이수영 옮김, 돌베개.
로그인하시면 댓글 작성 가능합니다. 로그인
Guest (행간격 조절: Enter, Shift + 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