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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작성자 : 관리자(admin)   0         2021-04-26 03:27:39     51
40억년 전 스스로 복제 사본을 만드는 힘을 가진 분자가 처음으로 원시 대양에 나타났다. 이 고대 자기 복제자의 운명은 어떻게 됐을까? 그것들은 절멸하지 않고 생존 기술의 명수가 됐다. 그러나 그것들은 아주 오래 전에 자유로이 뽐내고 다니는 것을 포기했다. 이제 그것들은 거대한 군체 속에 떼지어 마치 뒤뚱거리며 걷는 로봇 안에 안전하게 들어 있다. 그것들은 원격조정으로 외계를 교묘하게 다루고 있으며 또한 우리 모두에게도 있다. 그것들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창조했다. 그것들을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존재를 알게 해주는 유일한 이유이다. 그것들은 유전자라는 이름을 갖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들의 생존 기계이다.
인간은 이기적 유전자를 보존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프로그램을 짜 넣은 로봇 기계인 것이다. 이 유전자의 세계는 비정한 경쟁, 끊임없는 이기적 이용 그리고 속임수로 가득 차 있다. 이것은 경쟁자 사이의 공격에서뿐만 아니라 세대간 그리고 암수간의 미묘한 싸움에서도 볼 수 있다. 유전자는 유전자 자체를 유지하려는 목적 때문에 원래 이기적이며, 생물의 몸을 빌려 현재에 이르고 있다. 동물의 이기적 행동은 이와 같은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타적 행동을 보이는 것도 자신과 공통된 유전자를 남기기 위한 행동일 뿐이다.
그러나 인간의 행동만은 다르지 않을까?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은 맹목적으로 유전자가 하라는 대로 따르지 않고 유전자의 전제적 지배에 반역할 수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도킨스는 인간의 특유한 문화 속에 모방의 단위가 될 수 있는 문화적 전달자가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이 단위 개념을 밈meme이라고 정의하였다. 지금은 문화적 진화를 이해하려는 학문, 즉 밈학memetics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탄생했다.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홍영남 옮김/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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